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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가진 또 하나의 무기, 내야뜬공 유도

leekejh 2013. 7. 4. 17:54

 

             류현진이 가진 또 하나의 무기, 내야뜬공 유도

 

                                                                                                           OSEN 2013. 07. 04

 

 

1사에 주자는 만루, 공격을 하는 쪽에서 가장 나쁜 결과는 무엇일까.

물론 병살타가 최악의 선택지다.

무득점으로 경기가 그대로 끝나버리기 때문이다.

야구 상식으로 봐도 당연한 이야기다.

결과만 놓고 본다면 타자가 땅볼을 굴려 병살타를 당하고 물러나는 것이 가장 나쁘지만,

그 상황에서 가장 나쁜 타격을 하는 건

땅볼을 굴리는 것이 아니라 삼진을 당하거나 내야에 뜬공을 치는 것이다.

 

사실 땅볼로 인한 병살타와 안타는 종이 한 장 차이다.

조금만 땅볼의 코스가 수비수가 있는 쪽에서 벗어난다면

최소 1타점, 혹은 느린 타구속도로 인해 주자 두 명이 들어올 수도 있다.

 

투수 입장에서 실점 없이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타자를 삼진으로 처리하는 것,

그 다음이 내야뜬공을 유도하는 것이다.

 

삼진아웃은 변수 없이 아웃카운트를 가장 안전하게 늘릴 방법이고,

내야뜬공 역시 주자가 만루라면 수비를 딱히 할 필요도 없이 인필드플라이를 선언하기 마련이다.

인필드플라이가 선언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내야뜬공을 놓치는 실책은 1년에 몇 번 나오지 않는다.

때문에 최근 메이저리그에서는 내야뜬공 유도도 투수의 능력으로 인정하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세이버메트리션들은 투수의 능력을 평가하는 스탯을 만들 때 내야뜬공에 가산점을 주고 있다.

탈삼진 만큼은 아니지만 내야뜬공 역시 최대한 변수 없이 아웃카운트를 잡아내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야구 기록 사이트인 < fangraghs.com > < fangraphs.com > 은

'Batted ball' 항목을 통해 타격이 된 공의 타구 질을 백분율로 보여준다.

즉 타격이 된 공의 라인드라이브, 땅볼, 플라이볼, 내야뜬공을 비율을 확인할 수 있는 것.

류현진의 공을 타자가 쳤을 때 타구의 질도 모두 일목요연하게 확인할 수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류현진은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18.2%,

땅볼 타구를 49.8%,

플라이볼 타구를 32%,

내야뜬공 타구를 14.4% 허용하고 있다.

즉 류현진의 공을 타자가 치면 대략 절반 정도는 땅볼로 이어진다는 뜻이다.

 

이는 메이저리그에서 규정이닝을 채운 가운데 23위에 해당하는데

다저스에서 땅볼유도를 가장 많이 하는 투수가 류현진이다.

15개의 병살 유도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류현진의 땅볼유도보다 주목할 점은 내야뜬공 유도능력이다.

14.4%의 내야뜬공 유도는 메이저리그 5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그 보다 내야뜬공을 잘 하는 투수는 조단 짐머맨, 호세 킨타나, 콜 해멀스, 웨이드 데이비스 뿐이다.

내야뜬공은 보통 타자의 타이밍이 흐트러졌을 때, 그리고 구위에 눌렸을 때 나온다.

한 박자 방망이가 늦게 나오면서 공의 아래를 치는 것이다.

보통 내야뜬공은 플라이볼 투수로부터 많이 나온다.

하지만 올 시즌 류현진은 땅볼 투수에 가깝다.

15개의 병살타 유도로 메이저리그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는 것도 그렇고,

절반에 가까운 땅볼 유도비율을 확인해도 그렇다.

여기에 적절한 내야뜬공 유도까지 갖춘 류현진,

평균자책점이 2점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에는 이유가 있었다.

[OSEN=덴버, 이대호 기자] cleanupp@osen.co.kr

< 사진 > 덴버=박준형 기자,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