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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MLB서 '불펜 복' 가장 없는 투수

leekejh 2013. 7. 24. 10:27

 

              류현진, MLB서 '불펜 복' 가장 없는 투수

                                                                                                            OSEN 2013. 07. 24

 

 

야구는 운이 크게 작용하는 종목이다.

승패도 운에서 갈릴 때가 적지 않고, 선수의 개인기록도 운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 운이라는 건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변수들을 의미한다.

선발투수를 예로 들자면,

이닝소화는 운이 크게 작용하지 않는다.

승리와 패전은 어느 정도 운이 작용하는데 평균자책점 역시 마찬가지다.

투수를 평가하는데 가장 흔히 쓰이는 평균자책점이지만

그 투수의 능력을 온전히 보여주기에는 한계가 있다.

 

 

특히 야구에서 '자책점'의 계산이 그렇다.

주자를 남겨두고 투수가 바뀌고, 뒤이어 나온 투수가 실점을 허용하면

자책점은 오로지 앞 투수에게 주어진다.

 

물론 주자의 출루를 허용한 앞선 투수의 책임이 큰 것은 사실이다.

이때 후속투수의 능력에 따라 평균자책점은 달라질 수 있으므로

먼저 마운드를 떠난 투수 입장에서는 운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선발투수의 '불펜 복'을 승계주자 실점률로 나타낼 수 있다.

자신이 남기고 간 주자의 실점률이 얼마나 되는지 따져보는 것이다.

당연히 승계주자가 적은 선발투수가 가장 좋지만,

동료들을 믿고 마운드를 내려갈 상황이 얼마든지 새긴다.

승계주자 실점률을 따져 본다면 류현진은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불운한 투수다.

23일 후반기 첫 경기인 토론토 블루제이스 전에서

류현진은 5⅓이닝 9피안타 3탈삼진 4실점으로 시즌 8승을 거뒀다.

전반적으로 부진한 투구를 한 가운데 류현진은 6회 1사 후 주자 두 명을 남기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리고 뒤이어 등판한 호세 도밍게스는 류현진이 남겨 둔 주자를 모두 홈에 불러들였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 평균 승계주자 실점률은 30% 수준이다.

투수가 10명의 주자를 남겨놓고 내려가면 3명만 들어온다는 의미다.

다저스 불펜진의 승계주자 실점률은 33%로 메이저리그 평균보다 약간 높다.

그러나 류현진은 11명의 남겨 둔 주자 가운데 8명이 홈을 밟아 무려 73%의 주자가 들어왔다.

류현진이 기록한 73%의 승계주자 실점률은

승계주자를 10명 이상 남겨놓은 메이저리그 선발투수 가운데 단연 1위다.

실점률은 1위, 그리고 실점은 2위(1위 배리 지토, 9실점)를 기록했다.

100이닝 이상을 소화한 선발투수 가운데는 승계주자 실점률 2위(1위 매디슨 범가너, 75%)다.

물론 평균자책점이 올라가게 된 것에 대한 1차적인 책임은

주자를 남겨놓고 마운드를 내려간 류현진에게 있다.

그러나 리그 평균을 훨씬 상회하는 승계주자 실점률은

얼마나 류현진이 불펜 복을 타고나지 못했는지 설명해준다.

당연히 류현진은 동료들을 탓하지 않는다.

" 위기 때 막아준 것도 있고,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다.

  주자를 남겨놓고 내려간 내가 잘못한 것." 이라고 말한다.

다저스 불펜투수들은 류현진의 이런 마음을 후반기에는 알아줄까.

[OSEN=이대호 기자] cleanup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