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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구는 직구' 임창용, '정면돌파' 야구인생과 닮은 데뷔전

leekejh 2013. 9. 8. 23:52

'초구는 직구' 임창용, '정면돌파' 야구인생과 닮은 데뷔전

일간스포츠 | 김효경·배중현 | 입력 2013.09.08

 

 

 

[일간스포츠 김효경·배중현]

'뱀직구'가 빅리그 마운드 위를 날았다. 임창용(37·시카고 컵스)이 마침내 메이저리그 무대에 섰다. 그동안 "메이저리그에 올라가면 초구에 직구를 던지겠다"고 공언한 대로 그는 '직구'로 타자들과 맞섰다. 고비마다 피하지 않고 정면 돌파를 선택한 그의 야구 인생과도 닮은 데뷔전이었다.

임창용은 8일(한국시간) 미국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밀워키와의 홈 경기에서 팀의 3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3-4로 뒤진 7회초 불펜에서 투구 연습을 하던 임창용은 교체 사인을 받고 마운드를 향해 성큼성큼 뛰어갔다. 빅리그에 승격된 5일 이후 사흘 만에, 한국인으로는 14번째로 메이저리그 무대에 서는 순간이었다.

임창용은 껌을 씹으며 무표정한 얼굴로 오른손 타자 션 홀튼을 향해 힘차게 초구를 던졌다. 시속 92마일(147㎞)짜리 낮은 직구. 볼이 선언됐지만 포수 웰링턴 카스티요가 공을 놓칠 정도로 변화무쌍한 '뱀직구'였다. 임창용은 홀튼을 상대로 연거푸 직구 8개를 던졌고, 볼넷을 내줬다.

일본 야쿠르트에서 함께 뛴 적이 있는 일본인 타자 아오키 노리치카에게는 첫 안타를 내줬다. 그에게도 2구째까지는 역시 직구. 등판 후 10개 연속 직구만 뿌리다가 3구째에 처음으로 체인지업을 던졌다. 아오키는 3볼-1스트라이크에서 임창용의 5구째 바깥쪽 직구를 툭 밀어쳐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만들었다. 1사 1·2루의 위기. 하지만 임창용은 후속타자 진 세구라에게 몸쪽 직구를 던져 유격수 쪽으로 굴러가는 병살타를 이끌어내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데뷔전 성적은 ⅔이닝 1피안타 1볼넷 무실점. 14개의 투구 중 아오키에게 던진 3구째를 제외하곤 13개가 직구였다. 최고 구속은 시속 93마일(150㎞)을 기록했다. 14개 중 7개가 볼일 정도로 제구력은 흔들렸지만 구위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밀워키는 3-5로 졌다.

MLB.com은 이날 경기 후 '37세의 임창용이 데뷔했다'며 '임창용은 1901년 이후 컵스 구단을 통해 데뷔한 선수 중 두 번째로 나이가 많다'라고 전했다. 데일 스베움 컵스 감독은 임창용에 대해 "컨트롤이 잘 되지 않았다"고 평했다.

이날 과감한 직구 승부처럼 임창용은 야구 인생의 위기마다 정면 돌파를 즐겼다. 삼성 시절인 2002년 메이저리그 포스팅(비공개 입찰)에서 입찰액이 65만 달러(약 7억원)에 그치고도 큰 무대를 향한 그의 꿈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2006년 오른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은 뒤에는 2008년 한국(5억원)에서보다 적은 3000만 엔(약 3억원)을 받으며 일본 야쿠르트에 입단했다.

지난해 7월, 임창용은 두 번째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야구 인생 최대의 위기에서 그는 또다시 '직구'를 선택했다. 그는 일본에 남는 대신 시카고 컵스와 1+1년간 최대 500만 달러(약 54억원)에 계약했다. '돈'보다는 '꿈'을 좇기 위해서였다. 지난 2월 미국 애리조나 재활캠프에서 만난 그는 "최고의 무대에서 최고의 타자와 싸우고 싶어서"라고 미국행 이유를 설명했다. 그리고 "내 직구를 시험해보고 싶다. 만약 구속이 느려진다면 지금의 스타일을 바꾸겠지만 직구로 승부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그의 진짜 승부는 이제 막 시작됐다.

김효경 기자·배중현 기자 kaypubb@joongang.co.kr

 

 

 

"초구는 직구" 임창용, 약속 지켰다

OSEN | 입력 2013.09.08 07:38 | 수정 2013.09.08

 

 

[OSEN=시카고, 김태우 기자] 되든 안 되든 자신이 가지고 있는 공이 얼마나 통할지 실험해보고 싶다던 임창용(37, 시카고 컵스)이었다. 그리고 그 약속을 지켰다. 역사적인 메이저리그(MLB) 첫 등판에서 첫 공을 시원스럽게 던졌다. 역시 직구였다.

임창용은 8일(이하 한국시간)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경기에서 3-4로 뒤진 7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 할튼에게 볼넷, 아오키에게 좌전 안타를 내주고 1사 1,2루 위기에 몰리기도 했으나 세구라를 유격수 방면 병살타로 요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역사적 첫 경기의 기록은 ⅔이닝 1피안타 1볼넷 1병살타 무실점. 14개의 투구수 중 7개가 스트라이크였다

관심을 모았던 첫 공은 역시 직구였다. 할튼에게 91마일(146km)짜리 직구를 던졌다. 볼로 선언됐지만 약속을 지킨 셈이 됐다. 할튼에게는 8구 승부가 모두 직구였다. 아오키의 2구까지 10개의 공을 모두 직구로 던졌고 11번째 공에서 처음으로 체인지업으로 분류된 구종을 던졌다. 세구라를 병살타로 유도한 공도 역시 직구였다.

임창용은 경기 후 초구 구질에 대해 "직구였다"라고 당당히 말하며 빙그레 웃어보였다. 임창용은 "첫 타자를 상대로는 다 직구를 던졌다"라면서 "첫 등판이다보니 컨디션이 왔다갔다 했던 것 같다"라고 첫 등판을 돌아봤다.

임창용의 말대로 특유의 뱀직구는 아직 완벽하지 않았다. 구속도 한창 좋을 때보다는 떨어졌다. 최고 93마일(150km)이 나왔지만 전반적으로 80마일 후반대에서 90마일 초반에 형성됐다. 그러나 아직은 몸 상태가 정상적이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올라갈 수 있다. 임창용도 "100% 컨디션은 아니다. 80~90% 정도"라면서도 "앞으로 남은 기간 차근차근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공적인 첫 걸음을 내딛었다는 자체에 큰 의미가 있는 경기였다.

skullboy@osen.co.kr

< 사진 > 시카고=민경훈 기자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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