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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스 vs TEX' 인내심 싸움 시작됐다

leekejh 2013. 12. 15. 22:14

 

               '보라스 vs TEX' 인내심 싸움 시작됐다

 

                                                                                                       OSEN 2013. 12. 15

 

 

메이저리그(MLB)를 대표하는 슈퍼 에이전트와 능력을 인정받는 젊은 단장 사이의 기 싸움이 시작됐다. 서로가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가운데 추신수(31)의 거취도 양측의 인내심 싸움에서 갈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간)부터 미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나흘간 열린 MLB 윈터미팅이 끝났다. 로빈슨 카노(시애틀, 10년 2억4000만 달러), 제이코비 엘스버리(뉴욕 양키스, 7년 1억5300만 달러)라는 대형 FA들의 계약이 원터미팅 전에 끝난 탓에 전반적인 분위기는 조용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이런 와중에서도 추신수 거취는 뜨거운 관심을 불러 모았다. 윈터미팅의 주인공이었다.

 

텍사스, 애리조나, 시애틀, 휴스턴까지 추신수 영입전에 뛰어 들었다. 그러나 협상은 타결되지 않았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어 느긋한 추신수 측은 각 팀의 제시액에 고개를 흔들지 않았다. 보라스는 추신수의 가치를 7년 1억4000만 달러로 설정하고 그에 근접하는 제시가 있지 않는 이상 물러서지 않을 태세다. 현재 FA 시장에 남아 있는 최대어가 추신수라는 점에서 근거가 있는 배짱이다.

이러한 추신수 레이스를 선도하는 팀은 단연 텍사스 레인저스다. 올해 포스트시즌 문턱에서 아쉽게 좌절한 텍사스는 팀의 문제점으로 지적된 타선 보강에 올인하고 있다. 이미 디트로이트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프린스 필더라는 거물급 중심 타자를 영입했으나 전력 보강이 끝난 것은 아니다. 그리고 추신수는 텍사스 '구매 리스트'의 가장 첫 머리에 올라 있다는 평가다. 리드오프, 그리고 외야 보강이 필요한 텍사스에 추신수는 가장 이상적인 선수다.

하지만 존 다니엘스 단장도 호락호락한 인물은 아니다. 1977년생으로 MLB 단장 중에서는 가장 젊은 축에 속하는 다니엘스 단장은 보라스의 뜻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분명히 하고 있다. 다니엘스 단장은 이미 보라스와 두 차례 만난 것으로 알려졌으나 보라스가 원하는 7년 계약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니엘스 단장은 기본적으로 장기 계약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회의감을 가지고 있는 성향이다.

텍사스 언론 및 FOX스포츠 등 일부 전국 단위 언론에서는 텍사스가 추신수에 5년 계약을 제시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사실 7년 계약을 하게 되면 위험부담이 크다. 계약 기간의 마지막 2~3년은 이미 전성기에서 내려올 단계일 가능성이 크다. 이를 알기에 선수 측도 장기 계약으로 최대한 위험부담을 줄이려고 하는 것이다. 반면 구단은 최대한 선수의 전성기만 활용하며 역시 위험부담을 줄이려고 한다.

양측의 힘겨루기가 시작됐다는 관측이다. 보라스는 5년 계약에 대해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언론에 "7년 계약을 제시한 팀이 있다"라면서 "이미 복수의 구단으로부터 제시를 받았고 이 내용은 추신수에게도 전달됐다"라며 텍사스를 압박했다. 그러나 다니엘스 단장도 맞불을 놨다. 그는 윈터미팅이 끝나기 직전 인터뷰에서 "더 이상의 대형 계약(big moves)은 없을 것이다"라고 되려 보라스 측을 압박했다.

텍사스는 누가 뭐래도 추신수 레이스의 '페이스메이커'다. 그리고 여전히 추신수가 필요하다. 현 시점에서 7년 계약에 응하지 않겠다는 것이지 추신수 영입 의사를 접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때문에 추신수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구단들은 일단 텍사스와 보라스의 협상 내용을 숨죽여 지켜보면서 치고 나갈 타이밍을 재고 있을 공산이 크다. 그런 측면에서 양자간의 기 싸움은 향후 추신수 레이스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게 현지 언론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커 보이지 않으나 양자가 6년 계약 등 중간 지점에서 합의를 도출할 경우 그 협상 내용을 바로미터로 삼아 다른 팀들이 다시 수면 위로 부각될 수 있다. 보라스로서도 협상의 원만한, 그리고 좋은 타결을 위해서는 어찌됐건 텍사스의 힘이 필요한 상황으로 볼 수 있다. 텍사스만한 자금력을 갖춘 팀도 없다는 점, 그리고 추신수가 우승이 가능한 팀을 원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유력한 행선지이기도 하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에이전트냐, 아니면 치밀한 계산을 마친 젊은 패기냐. 추신수 영입전에 등장한 가장 큰 화두로 보인다.

[OSEN=김태우 기자]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