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스캔들로 얼룩진 A-로드의 연봉 가치
스포츠조선 | 노재형 | 2013. 12. 16
서로 다른 시점의 소득은 물가 변동률을 통해 비교할 수 있다.
지금의 1000원과 10년전의 1000원은 구매력이 같을 수는 없다.
'80년대 2000만원은 지금 아파트 한 채 값'이라는 말도 있다.
실질 소득의 개념이다.
FA 최대어로 평가받는 내야수 로빈슨 카노(31)는
지난주 시애틀 매리너스와 공식 계약을 발표하고 제2의 메이저리그 인생을 시작했다.
카노와 시애틀은 계약기간 10년, 총액 2억4000만달러의 조건에 합의했다.
카노는 매년 2400만달러의 연봉을 보장받고
'해고당할' 위험없이 41세까지 선수생활을 할 수 있게 됐다.
뉴욕 양키스의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금지약물 복용 혐의로 211경기 출전정지 처분을 받아
내년 시즌 활약이 불투명하다. 은퇴를 해야할 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역사상 가장 많은 돈을 번 야구 선수지만 그의 이미지는 이미 얼룩이 져버렸다.
지난 2005년 '잘 나가던' 시절의 로드리게스. ( 스포츠조선 DB )
그래픽= 김변호기자bhkim@sportschosun.com
하지만 그의 나이와 실력, 그동안 보여준 성적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긴 기간과 금액을 보장해줬다는 목소리가 높다.
카노의 총연봉 규모는 역대 공동 3위에 해당한다.
2011년 말 앨버트 푸홀스(33)가 LA 에인절스와 10년 계약을 할 때 받기로 한 액수와 같다.
그러나 두 선수의 총연봉 규모를 현재의 구매력, 즉 실질 소득으로 환산하면 당연히 푸홀스가 높다.
세금과 금리 등의 변수는 무시하고
오로지 물가 변동률에 따라 두 선수의 총연봉을 실질 소득으로 비교해 보자.
미국 노동통계국(Bureau of Labor Statistics) 자료에 따르면
최근 미국의 소비자 물가는 푸홀스가 에인절스와 계약했던 시점과 비교해 약 3.8%가 상승했다.
연봉을 10년에 걸쳐 받지 않고 계약 순간 일시불로 받는다고 가정을 단순화할 경우,
푸홀스가 2011년 계약한 2억4000만달러는
현재 물가 수준에서는 그 실질 소득이 2억4912만달러로 높아진다.
카노보다 912만달러가 많다.
그러나 푸홀스가 2011년까지 기록한 통산 성적은 타율 3할2푼8리, 445홈런, 1329타점이었다.
올시즌까지 카노의 통산 성적은 타율 3할9리, 204홈런, 822타점이다.
통산 성적만 놓고 봐도 타율, 홈런, 타점 등 거의 모든 부문서 푸홀스가 압도적이다.
현지 언론은 그 차이가 912만달러 밖에 안되는 것이 카노의 '거품' 탓이라는 논리를 편다.
물론 매년 FA 시장은 공급과 수요 수준이 다르다.
전체적인 경제 상황도 감안해야 하고, 에이전트의 능력도 중요하다.
이와 관련해 최근 새삼 화제가 되는 선수가 있다.
금지약물복용으로 내년 시즌 출전이 불투명해진 뉴욕 양키스의 알렉스 로드리게스(38)다.
로드리게스는 모든 프로 스포츠를 통틀어 단일계약 기준으로 최고의 연봉 기록을 보유한 선수다.
지난 2007년 12월 양키스와 기존 내용을 백지화하고 10년 2억7500만달러에 재계약했다.
같은 계산법으로 당시 로드리게스의 총연봉을
현재의 물가 수준에 맞춰 실질 소득으로 환산하면 3억965만달러가 된다.
6년간 물가가 12.6% 올랐다.
똑같은 계약기간이지만, 카노보다 실질 소득이 6965만달러가 높다.
역으로 카노의 총연봉을 2007년에 맞춰 실질 소득을 계산하면 2억976만달러로 떨어진다.
놀라운 것은 로드리게스는 이미 지난 2000년 말 시애틀에서 FA로 풀릴 당시
텍사스 레인저스로부터 10년 2억5200만달러의 대우를 받았다는 사실이다.
당시 2억5200만달러는 지금의 물가 수준에서는 3억4171만달러에 해당한다.
13년 동안의 물가 상승률은 약 35.6%이다.
실질 소득 기준으로 로드리게스가 13년 전 텍사스와 계약한 총연봉이 여전히 역대 최고 기록이라고 보면 된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로드리게스는 지금과는 처지가 전혀 달랐다.
실력과 인기에서 당대 최고로 앞길 창창한 25세 청년이었다.
3년 연속 40홈런-110타점을 올렸고,
98년에는 역대 세 번째로 40(홈런)-40(도루)클럽에도 가입했다.
또 에이전트는 스캇 보라스였다.
로드리게스는 마이애미의 노화방지 클리닉 바이오제네시스로부터 금지약물을 제공받은 혐의로
지난 8월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211경기 출전정지 처분을 받았다.
징계가 확정될 경우 로드리게스는 내년 시즌 출전이 불가능하고, 은퇴를 해야할 지도 모르는 상황을 맞는다.
로드리게스는 징계 내용을 받아들이지 않고 이의 신청을 해 내년 1월 열리는 재심 청문회를 기다리고 있다.
로드리게스는 15일(한국시각) 데이빗 오티스(보스턴 레드삭스)가 주최하는 자선골프대회에 출전해
" 내년 시즌 뛸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항상 그렇듯 그라운드에 나갈 준비를 열심히 하고 있다.
부상에서 회복해 매우 건강한 상태이며,
오프시즌 동안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고 밝혔다.
로드리게스는 올시즌 엉덩이 수술을 받고 118경기에 결장했다.
로드리게스는 지난 94년 19세의 나이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약물스캔들이 터지기 전까지 존경과 부러움을 한몸에 받았다.
MVP에 세 차례나 올랐고 올스타에 14번 뽑혔으며,
2009년에는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도 끼었다.
지금 양키스는 로드리게스와의 인연을 하루라도 빨리 끊으려 하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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