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가 털어 놓은 '야구 인생 세 번의 고비'
이데일리 2013. 12. 30
미국 메이저리그 생활 13년만에 7년간 1억3000만 달러(약 1371억원)라는 대박 FA 계약을 맺은
'추추트레인' 추신수(31).
그가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
이미 그의 인생을 '성공'이라 평가하는 사람들도 많다.
추신수 역시 메이저리그 생활을 돌아보며
" 여기까지 오게될 줄은 나도 미처 몰랐던 일이다.
메이저리그라는 것, 그 무대에 뛸 수 있다는 것만 생각했는데 그 이상을 얻었다.
그러다보니 '했나'라고 스스로에게 물을 정도로 믿어지지 않았다." 고 했다.
그러나 추신수는 잘 안다.
여기까지 오기까지 쉽지 많은 않은 길이었는 것을.
그가 계약을 마치고 눈물을 흘렸던 이유 중 하나다.
그에겐 고비도 참 많았다.
추신수는 30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야구 인생에 있어 '세 번의 고비'를 이야기했다.
그런 어려움이 있었기에,
그리고 그런 과정들을 이를 악물고 참고 버티고 이겨냈기에 지금의 추신수도 있었다.
추신수는 가장 먼저 엄지손가락 부상을 당했을 당시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2011년 산체스의 투구에 왼손 엄지손가락을 맞아 골절을 당하는 바람에
수술로 6주간 자리를 비워야했다.
그리고 한동안 트라우마에 시달렸다.
추신수는 이 당시를 떠올리며
" 인생에 있어 힘든 시기를 꼽으라면 왼손 투수 상대할 때가 세 손가락안에 든다." 고 운을 뗐다.
이어
" 타석에서 내것을 가져가야하는데, 자신감이 안생기더라.
좌완이 공을 던지려고만 해도 나한테 공이 날아온다는 느낌을 받았다.
힘들었다." 고 털어놓았다.
극복하기 위해 노력도 해봤다.
" 좌완에게 약한, 반쪽자리 선수가 된다는 것이 싫었다.
어떻게 할 수 없는, 기술로 해결될 수 없는 정신적인 문제였기 때문에
정신과 의사도 만나봤었고 좌완에게 잘치는 타자들에게도 조언을 구해봤는데
조언을 구하는 것과는 다른 문제였다." 고 말했다.
결국 스스로 두려움을 극복해야만 했다.
누구의 도움으로 해결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다.
타석에 들어선 그가 스스로 해결해야할 문제였다.
가족에 대한 생각이 고비를 넘길 수 있었던 비결이었다.
그는
" 극복을 한 건 가족이었다.
겁을 먹고 물러서게되면 우리 가족은 바깥에 나가앉는다는 생각이들었다.
공이 잘 맞아나가기 시작하며 자신감이 생겼다.
좌완에게 못친다는 생각은 안한다.
야수 정면으로 간 것도 많고 그런 편견에 대해선 신경쓰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점점 더 나아졌다." 고 설명했다.
처음 미국 생활을 시작할 때도 당연히 힘들 수 밖에 없었다.
그가 두 번째로 언급한 고비였다.
야구밖에는 아무 것도 몰랐던 18살 어린 추신수가
해외 전지훈련을 제외하곤 처음 낯선 곳에 발을 디뎠으니 그럴만도 했다.
그는
" 18살에 처음 미국에 왔을 때 야구만 하다가 갔으니까.
사회생활 하는 법도 몰랐고 외롭고 힘들었다." 고 말했다.
야구에 대한 진심과 열정은 미국에서도 통했다.
동료들도 그런 그를 바라보며 마음을 열었다.
추신수의 쾌활한 성격도 그의 적응을 도왔다.
그는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갔다.
힘든 시간들이 있었기에 그는 지금 마이너리그 선수들의 마음도 제일 잘 안다.
추신수는
" 이제 정말 자리 잡았으니까 마이너리그 선수들도 살펴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그가 언급한 또 한번의 고비는 2007년 팔꿈치 수술을 했을 때다.
이미 많이 알려진대로 그는 가장 힘들다는 재활의 시간을 거치며 야구를 그만 둘 생각까지 했다.
한국에서, 말이 통하는 곳에서 더 편하게, 더 대접받고 야구하고 싶었다.
그런 그를 붙잡아 둔 것은 역시 가족이었다.
추신수는
" 2007년도 팔꿈치 수술했을 때 야구만 보고 달려왔는데
가족이 생기면서 경제적으로 힘들어지다보니 나를 받아줄 수 있는 팀을 찾게 됐다.
한국 팀에 가면 말도 통하고 편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결심까지 했다.
그런데 와이프가 말렸다.
수술해서 재활하고 있을 때인데 그때 와이프가 잡아줬고, 뭔가 모르는 힘이 생겨났다.
그 이후로 재활 열심히 했다." 고 떠올렸다.
야구 인생에 있어 세 번의 고비를 무사히 잘 넘긴 추신수.
그의 야구 인생 2막은 다시 시작됐다.
어떤 고비가 와도 넘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텍사스맨으로 보여줄 앞으로 그의 야구인생이 벌써부터 궁금하다.
[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 박은별 (star8420@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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