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 포 츠/MLB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분석] A's 빌리 빈, '머니볼의 종말' 위해 승부수 띄우다

leekejh 2014. 7. 6. 22:20

 

             오클랜드, 지를 땐 지른다..사마자-하멜 동시 영입

 

 

                                                                                                       MK스포츠 2014. 07. 06

 

 

오클랜드 어슬레틱스가 '블록버스터급'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오클랜드는 6일(한국시간) 시카고 컵스와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오클랜드는 유격수 애디슨 러셀, 우완 투수 댄 스트레일리, 외야수 빌리 맥킨니를 내주고

우완 투수 제프 사마자와 제이슨 하멜을 받아온다.

'ESPN시카고'의 보도가 나온 이후 하루 만에 공식 발표다.

 

 

↑ 오클랜드가 트레이드를 통해 제프 사마자 등을 영입했다. 사진= 조미예 특파원

 

사마자는 2승 7패로 패가 더 많지만, 평균자책점은 2.83을 기록 중이다.

하멜도 7승 5패 평균자책점 2.98로 컵스 선발진을 지탱하고 있었다.

이 트레이드로 오클랜드는 2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고 있던 정상급 선발 투수 두 명을 한 번에 보강,

스캇 카즈미르-사마자-하멜-소니 그레이-제시 차베스로 이어지는 정상급 선발 로테이션을 보유하게 됐다.

하멜은 2015년, 사마자는 2016년 FA 자격을 획득한다.

두 선수 모두 컵스와 계약 연장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기 때문에 트레이드는 피할 수 없어 보였다.

그러나 둘이 한 팀으로,

그것도 외부 영입에 소극적이기로 소문난 오클랜드가 데려갈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오클랜드가 두 선수를 영입한 목적은 분명하다.

챔피언십시리즈 이상의 성적이다.

오클랜드는 빌리 빈 단장 부임 이후 16시즌 동안 아홉 차례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그 중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한 것은 2006년 단 한 차례에 불과했다.

최근 2년은 디비전시리즈에서 모두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에게 막혔다.

이런 과정이 계속되면서

오클랜드는 '정규시즌에는 강하지만, 포스트시즌은 약한 팀'이라는 이미지가 고정됐다.

이번 시즌에는 이마저 흔들리고 있다.

여전히 지구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LA엔젤스, 시애틀 매리너스 등에게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분위기 전환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빈 단장은 결국 유망주 출혈을 감수했다.

그는 'MLB.com'과의 인터뷰에서

" 몇 주 전부터 (트레이드의 필요성을) 느꼈다." 면서

" 최소 1명을 영입하려고 했지만, 2명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고 설명했다.

이번 트레이드를 진행한 테오 엡스타인 시카고 컵스 야구 운영부문 사장은 'MLB.com'과의 인터뷰에서

" 빈 단장은 이미 최고의 팀을 만들었지만, 더 강한 팀을 원했다.

  월드시리즈 우승이 그것이다.

  모두가 이를 원하고 있지만, 다들 젊은 선수들을 내놓기 주저하고 있다.

  그러나 빈 단장은 이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며

오클랜드가 우승 욕심에 불타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오클랜드는 7일 토론토와의 홈경기에 사마자를 첫 투입시킬 예정이다.

이들의 투자는 월드시리즈 우승을 향한 촉매제가 될 수 있을까.

[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greatnemo@maekyung.com]

 

 

 

 

 

 

       [트레이드 분석]

 

            A's 빌리 빈, '머니볼의 종말' 위해 승부수 띄우다

 

 

                                                          스포츠한국|스포츠한국미디어 이재호 기자 2014. 07. 06

 

 

메이저리그는 그야말로 '돈잔치'다.

올 시즌 역사상 최초로 연평균 3,000만 달러(약 303억원)를 받는 선수가 탄생했고(클레이튼 커쇼),

LA 다저스는 팀 연봉으로 무려 2억2,600만 달러(약 2,280억원)를 쓰고 있다.

그나마 2003년 플로리다 말린스의 우승 정도가 깜짝 우승이었을 뿐

근 10여년간 월드시리즈 우승팀을 봐도 대부분 빅마켓 구단이었다.

결국 '돈=우승'이라는 공식은 맞아 들어가고

현대 야구는 '베이스볼(베이스와 함께 하는 공놀이)'이 아닌 '머니볼(돈과 함께하는 공놀이)'이 된 것이다.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빌리 빈 단장만큼은 이런 흐름에 역행해 왔다.

그가 추구하는 야구의 원의미인 '머니볼(Money Ball)'을 넘어

'저비용 고효율'로 상징되는 '머니볼'이 되며 세계 야구계에 큰 충격을 줬다.

그런 그가 5일(현지시각) 올 시즌 메이저리그 사상 최대의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선발투수 제프 사마자제이슨 하멜을 시카고 컵스에 영입하는 대신

선발투수 댄 스트레이리와 유망주 유격수 애디슨 러셀, 외야수 빌리 맥킨니를 보냈다.

현재와 미래를 바꾼 2대3 트레이드였다.

 

이 트레이드는 `머니볼' 야구로 유명한 오클랜드의 빌리 빈이 단장 인생 16년간

사실상 처음으로 직접적인 우승을 위해 움직인 트레이드로 눈길을 끈다.

제프 사마자와 제이슨 하멜은

올 시즌 팬그래프닷컴의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인 fWAR에서

5일 현재 메이저리그 투수 중 전체 20위와 23위에 올라 있을 정도로 뛰어난 선수들이다.

유능한 선발 두 명을 얻으며 오클랜드는 가뜩이나 강한 선발진에 깊이를 더함과 동시에

상대 컨덴더팀이 전력보강을 하는 것을 차단했다는 효과를 누렸다.

그러나 빌리 빈이 컵스에 내준 투수 댄 스트래일리는 1988년생 투수로

올 시즌 선발로 7경기에 나서 평균자책점 4.97을 기록했고 지난 시즌 10승을 달성한 유능한 선발이다.

또한 유격수 유망주 애디슨 러셀은 2012년 오클랜드의 1라운드 지명선수며

외야수 유망주인 빌리 맥킨니는 오클랜드의 2013년 1라운드 지명선수다.

즉, 즉시전력감인 유망한 선발투수와

'금보다 값지다'는 1라운드 지명 유망주 두 명을 동시에 트레이드한 것.

이로써 오클랜드는 지난 6년간 자신들이 지명한 드래프트 1라운드 중

단 한명(2011년 소니 그레이)을 제외하고 모두 트레이드 시키는 강수를 띄웠다.

요즘처럼 유망주들이 귀하게 여겨지는 풍토에서 유망주를 키워 파는 구단이었던 오클랜드가

도리어 유망주를 팔고 즉시전력감을 데려왔다는 점에서 큰 충격을 줬다.

 

이번 트레이드에 대해

'오클랜드가 이례적으로 미래를 주고 현재를 맞바꿨다',

'확실한 대권주자로 자리매김했다',

'빌리 빈답지 않은 행보다'는 등 여러 의견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확실한 것은

빌리 빈이 1998년 오클랜드 단장에 취임한 후 근 16년간 해온 트레이드 중 가장 눈에 띄는 승부수였다.

그는 왜 그랬을까.

먼저 프랜차이즈가 오클랜드에서 산호세로 넘어가는 계획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작은 도시인 오클랜드를 떠나 캘리포니아에서 알아주는 큰 도시 산호세 이전을 기다려왔던 어슬레틱스는

연고지 이전 문제가 지난달 사실상 결렬됐다.

또한 오클랜드의 콜리세움 구장과 10년 재계약을 했기 때문에

어찌됐던 오클랜드에서 승부를 봐야하는 상황이 됐다.

또한 2~3년 안에 계약이 만료되는 팀의 주축 선수들

(요니스 세스페데스, 스캇 카즈미르, 제드 로우리, 루크 그레거슨, 코코 크리습) 등이 팀을 떠나기 전에

1989년 이후 못한 월드시리즈 우승을 달성할 필요가 있다.

물론 현재 메이저리그 유일한 6할 승률의 호성적(54승 33패)과 뛰어난 투타 균형은

올해만큼은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릴 적기로 보인다.

빌리 빈에게 '머니볼'이라는 타이틀은 그를 상징하기도 하지만 또 다른 짐이기도 했다.

항상 머니볼 야구는 저비용 고효율을 내지만

월드시리즈에 도달하지도 못한 채 끝난다는 조롱을 받기도 했다.

어쩔 수 없이 저비용을 사용하면서 최대효율을 뽑아내는 빌리 빈의 야구는

여태껏 볼 수 없던 과감한 선택으로

더 이상 돈으로 우승을 사는 머니볼 야구에 종말을 알리며

자신이 증명한 진정한 머니볼 야구의 결말을 제시하려 한다.

스포츠한국미디어 이재호 기자 jay12@hankooki.com

 

[스포츠한국미디어 이재호 기자]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