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놀라게 한 너클볼은 어떤 구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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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랑팔랑' 춤추는 마구… 국민타자 이승엽도 "이런 공은 난생 처음"
너클볼 넌 대체 누구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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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전 웨이크필드 '나비가 딸꾹질하며 날아오는 공' 화제 손가락마디 구부려 밀어던지기… 회전 없어 궤적추정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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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희한했다.
얼핏 보면 느려터진 '아리랑 볼'처럼 보이지만
공이 좌우로 '펄럭이며' 날아온다는 게 확연하게 시야에 들어왔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에 밑으로 착 가라앉곤 했다.
느리지만 흔들리기 때문에 타자 입장에선 타이밍 잡기가 상당히 어려워 보였다.
너클볼을 놓고 메이저리그에선
'나비가 딸꾹질을 하면서 날아오는 것 같은 공'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그게 무슨 말인지 당시 현장에서 이해할 수 있었다.
한국과 일본 리그에는 너클볼러가 없다.
과거 OB 박철순이 프로 초창기에 너클볼을 던졌다고 소문났었지만
실은 체인지업 계열인 세미 팜볼이었다.
손바닥 전체로 공을 감싸고 던지는 팜볼 역시 떨어지는 구질이지만 너클볼과는 엄연히 다르다.
메이저리그에서도 너클볼러는 희귀종이다.
그만큼 던지기 어렵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스티브 스팍스, 데니스 스프링어 등 너클볼 투수가 있었지만 지금은 은퇴했다.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찰리 해거가 지난해 웨이크필드와 너클볼 맞대결을 벌인 적이 있으나
현재 마이너리그 소속이다.
너클볼은 검지부터 약지까지 손가락 2~3개의 마디를 구부린 뒤 공을 받쳐놓고,
실밥을 채는 게 아니라 그냥 밀어서 던진다.
회전이 거의 없기 때문에 공은 공기 흐름에 영향을 받으면서 흔들리다가 가라앉게 된다.
기온, 습도, 바람 등 당일 야구장의 환경에 따라 궤적이 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던진 투수조차 어떤 궤적을 그릴지 알 수 없는 구질이다.
포수 입장에선 받아내기 더욱 어려운 공.
그래서 너클볼러에겐 전담포수가 따라붙곤 한다.
지금은 방출됐지만 보스턴의 덕 미라벨리가 웨이크필드 전용 포수였다.
미트도 일반용이 아니라 가죽을 덧대 훨씬 크게 만든 것을 쓴다.
팔꿈치나 어깨에 무리가 가지 않기 때문에
200개 이상 연속으로 던져도 정통파 투수에 비해 피로가 훨씬 적다는 장점도 있다.
대신 제구하기가 어렵다.
'저 투수의 너클볼은 안 치면 모두 볼이야'라고 평가받는다면 던질 이유가 없어지는 셈이다.
또 제대로 너클볼을 구사하지 못할 경우
무브먼트가 없는 밋밋한 공이 되기 때문에 장타를 허용하기 쉽다.
그러나 너클볼 투수는 대중적 인기와는 거리가 있었다.
과거 LA 다저스 초기 시절의 박찬호가 너클볼러인 톰 캔디오티를 밀어내고 선발 한자리를 꿰찼는데,
감독과 팬들은 땅볼 유도에 능한 저속 투수보다는
시원하게 강속구를 펑펑 뿌리는 투수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 김남형 기자 scblog.chosun.com/star2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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