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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CS]텍사스, 넬슨 크루즈의 끝내기 만루포로 2연승

leekejh 2011. 10. 11. 19:44

 

[ALCS]텍사스, 넬슨 크루즈의 끝내기 만루포로 2연승

[OSEN] 2011년 10월 11일(화) 오전 10:19

[OSEN=박선양 기자]텍사스 레인저스가 짜릿한 끝내기 홈런포로 기분좋은 2연승을 구가했다.

텍사스는 11일 알링턴 레인저스볼파크에서 벌어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2차전에서 연장 11회 접전 끝에 7-3으로 승리, 시리즈 전적 2승무패를 기록했다. 월드시리즈 진출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텍사스 레인저스가 월드시리즈 진출에 또 한 걸음 접근했다. 텍사스는 3-3으로 맞선 연장 11회말 공격서 뒤집기에 성공했다. 선두타자 마이클 영의 좌전안타, 애드리안 벨트레의 중전안타 등 3연속 안타로 만든 무산 만루 찬스에서 넬슨 크루즈가 끝내기 그랜드슬램을 날려 재역전승을 거뒀다. 크루즈의 끝내기 만루 홈런은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역사상 처음이다.

1차전서도 결승홈런을 날리는 등 방망이 감이 좋은 크루즈는 2-3으로 뒤진 7회에도 동점 솔로 홈런을 터뜨리는 등 혼자서 홈런 두 방에 5타점을 올리며 승리의 주역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11회초 등판한 마이크 애덤스는 승리 투수가 됐고 11회말 등판한 디트로이트 라얀 페리는 패전 투수가 됐다.

이날 경기는 초반 공방전으로 시작됐다. 텍사스가 1회말 공격서 2점을 선취하자 디트로이트는 3회 라얀 레이번의 스리런 홈런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하지만 텍사스의 반격도 거셌다. 2-3으로 뒤진 7회 선두타자 넬슨 쿠르즈가 시어저의 몸쪽 높은 공을 통타, 파울폴을 때리는 동점 홈런을 쳐내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이후 팽팽한 접전을 벌인 양팀은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승리의 여신은 홈팀 텍사스편이었다. 연장 11회말 공격에서 마이클 영과 벨트레가 연속안타를 때려 무사 1,2루를 만들고 후속 마이크 나폴리의 평범한 플라이 타구를 디트로이트 우익수가 잡지 못하고 떨어뜨리면서 절호의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결국 다음타자 크루스가 극적인 끝내기 만루홈런을 터뜨려 긴승부에 종지부를 찍었다.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 [Copyright ⓒ 한국 최고의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전문 미디어 OSEN(www.osen.co.kr) 제보및 보도자료 osenstar@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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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기자의 PS 히어로 8]

 

끝내기 만루포 넬슨 크루스

[야후!스포츠] 2011년 10월 11일(화) 오후 03:55
[민훈기 기자 | minkiza.com] 야구의 묘미 중에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기회와 희망’입니다.

작은 승부에서 지고 기회가 무산되고 경기에 패하면서 머리를 감싸고 절망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또 공평하게 기회가 주어집니다. 어떤 경우에도 양 팀에 똑같은 27개의 아웃 카운트가 돌아갑니다. 최선을 다했지만 이번 기회를 못 살린다 해도 다음 타석이 돌아오고, 또 다음 이닝이 주어집니다.

만약 오늘 패하더라도 내일은 경기가 또 열리니까 그 새로운 기회와 그에 대한 희망을 품을 수 있습니다. 물론 토미 라소다 전 다저스 감독의 말처럼, 1년 중 가장 슬픈 야구 시즌이 끝나는 날이 오기도 하지만, 또 내년 봄이면 새로운 시즌이 기다립니다.


(ALCS 2차전에서 11회 끝내기 만루홈런을 터뜨린 레인저스의 넬슨 크루스)

기회와 희망이 특히 중요하고 소중한 것은 부상 선수입니다.

선수에게는 가장 큰 악몽인 부상이 닥쳐도 열심히 재활해서 건강을 찾으면 대개는 다시 기회를 주는 것이 야구입니다. 물론, 그 지루하고 고통스런 과정을 이겨내야 하는 힘겨움은 선수의 몫이지만 말입니다.

텍사스 레인저스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ALCS를 앞두고 점쳐본 여러 가지 변수 가운데 하나는 레인저스 외야수 넬슨 크루스(31)였습니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9월의 대부분을 쉰(11경기 1할9푼) 그가 과연 어느 정도 전력에 보탬이 될까라는 점에서 비관론이 더 많았습니다.

론 워싱턴 감독의 평소 지론으로는 크루스가 로스터에 포함될 것은 물론이고 상당한 출전 기회를 받을 것은 분명했습니다. 부상에도 정규 시즌에 124경기를 뛰면서 29홈런, 87타점으로 기여한 크루스를 막판 부진했다고 전력에서 제외한다는 것은 팀 분위기나 선수에 대한 예우와 배려 측면에서도 있을 수 없는 일은 맞습니다. 그러나 그가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는 아마 워싱턴 감독도 예측할 수는 없었을 겁니다.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ALDS 4경기에 크루스는 모두 우익수, 7번 타자로 출전했습니다.

예상대로 부진이 이어졌습니다. 팀은 3승1패로 승리했지만 4경기에서 크루스는 안타 1개를 쳤습니다, 그것도 단타. 15타수 1안타로 6푼7리에 삼진만 5개.

만약 팀이 고전했더라면 달라졌을지도 모르지만 1패 후 3연승으로 ALCS에 오르자 워싱턴 감독은 ALCS에서도 계속 크루스를 기용했습니다. 컨디션이 좋았을 때의 5번이 아닌 7번이었지만 기회를 얻을 자격이 있다며 그를 믿었습니다.

타이거스 에이스 더스틴 벌랜더가 나선 1차전 첫 타석에서 크루스는 좌익수 플라이로 잡혔습니다. 그리고 4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 마침내 크루스 미사일이 터집니다. 좌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홈런이었습니다. 2-0에서 3-0으로 앞서가는 점수가 됐고, 이날 경기가 3-2로 끝났으니 결과적으로 그날의 가장 소중한 점수는 바로 크루스의 그 홈런이었습니다.

다음 타석에서 안타를 치지 못했고 아직 최고 컨디션이 아님은 분명했지만 여전히 크루스는 리그에서 가장 위험한 7번 타자임은 증명했습니다.

1차전이 끝나고 비로 2차전이 하루 연기된 동안 워싱턴 감독은 기자들과의 대화중에 크루스가 아직 살아났다고 속단해서는 안 된다며 농담처럼 말했습니다. 밀어치기 안타가 나오기 전까지는 아직 크루스의 타격감이 살아났다고 볼 수는 없다며 살짝 미소 지었습니다. 크루스가 1차전 마지막 타석에서 밀어 때려 우익수 플라이 아웃으로 잡힌 것을 어쩜 염두에 둔 발언이었을지도 모르죠.

그리고 11일 벌어진 2차전, 크루스는 똑같이 우익수에 7번 타자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1회말 2점을 뽑고 앞서가던 레인저스는 3회초 타이거스의 숨겨진 스타 레이번에게 3점포를 맞고 끌려갔습니다. 양키스와의 ALDS에서 호투한 타이거스 선발 맥스 슈어처는 1회 2실점 이후 5이닝을 무실점으로 잘 막았습니다. 타이거스 릴랜드 감독은 7회말에 앞서 우익수에 단 켈리를 투입하고, 우익수 레이번을 좌익수로 옮기면서 경기 후반 수비 보강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7회말 선두 타자가 바로 크루스.

2회말 우중간을 꿰뚫는 밀어 친 2루타로 워싱턴 감독의 슬럼프 탈피 이론을 뒷받침한 크루스는 슈어처의 4구째 151km 강속구를 때려 좌월 홈런을 터뜨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습니다. 외야 수비 보강이 무색한 큰 홈런.

크루스는 9회말에도 무사 1,2루에서 경기를 끝낼 기회가 왔지만 타이거스 마무리 밸버데이의 공이 손목을 때리며 고통을 참고 걸어 나가야만 했습니다. 레인저스가 무사 만루의 기회를 살리지 못했지만 연장전은 크루스의 그랜드 피날레를 위한 무대였습니다.

양 팀이 마무리까지 모두 소진한 11회말 타이거스의 5번째 투수는 라이언 페리.

페리는 연속 3안타를 맞고 무사 만루에 몰렸고 운명처럼 다음 타자는 크루스였습니다. 크루스는 성급했습니다. 초구와 2구째 모두 볼이었지만 방망이가 나가며 연속 파울로 투스트라이크 노볼에 몰렸습니다.

경기 후에 크루스는 당시를 복기하며 “2구째까지 나는 너무 공격적으로 서둘렀다. 볼을 쳐서 연속 파울. 그리고나서 내 스스로에게 조금 침착하자, 외야 플라이만 치자고 다짐했다.”라고 말했습니다.

3구째 까다로운 슬라이더를 골라낸 크루스는 4구째 137km 슬라이더를 힘껏 잡아당겼습니다. 5만1227명의 알링턴 구장 팬들은 순간 직감했습니다. 정말로 보기 드문 포스트 시즌 끝내기 만루 홈런이 터졌다는 것을 말입니다. 빅리그 사상 최초의 PS 끝내기 만루포이자, 텍사스 레인저스 구단 사상 최초의 PS 끝내기 안타이기도 했습니다. (1999년 NLCS에서 뉴욕 메츠의 로빈 벤추라가 애틀래타를 상대로 끝내기 만루포를 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2루로 뛰고 있던 그에게 동료들이 모두 달려들어 축하 파티를 벌이는 바람에 베이스를 다 돌지 못했습니다. 결국 단타로 기록됐고, ‘그랜드슬램 싱글’로 불리고 있습니다.)

이날 선발 홀랜드가 2.2이닝 만에 제구력 난조로 무너져 5명의 불펜 투수가 8.1이닝을 책임져야 했던(무실점의 호투) 레인저스로서는 패했더라면 피해가 상당할 뻔했습니다. 비 때문에 2,3,4차전이 연일 치러지므로 불펜 소모에 패전이라면 끔찍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1985년 이후 ALCS에서 2승을 먼저 거둔 21팀 중에 18팀이 월드시리즈에 진출했습니다.

크루스의 PS 홈런은 레인저스 팬에겐 생소한 장면은 전혀 아닙니다.

실은 ALCS 1차전에서 벌랜더를 상대로 친 홈런이 개인 PS 통산 7호 째로 후안 곤살레스가 가지고 있던 팀 기록을 넘어선 신기록이었습니다. 작년에만 가을에 6홈런을 치며 후안곤과 동률을 이뤘습니다. 그리고 11일 8,9호를 거푸 터뜨리며 레인저스 PS 기록을 계속 갈아치우고 있습니다.

워싱턴 감독의 믿음과 함께 예리한 안목도 인상적입니다. 그는 2차전을 앞두고 “꾸준함이 예전보다 못한 것은 분명하지만 때로 예리한 타격을 보여줬는데 운이 따르지 않고 있다. 잘 맞은 공 몇 개가 야수가 잡히면서 안타까운데 그럴수록 계속 타석에 서야 한다. 지금까지는 동료들의 그의 빈자리를 잘 메워줬으니 조만간 넬슨이 동료들을 위해 뭔가 보여줄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정도면 거의 예언자 수준이었습니다.

1980년 도미니칸 공화국의 몬테 크리스티에서 태어난 넬슨 라몬 크루스 마르티네스는 참 먼 길을 돌고 돌아 여기까지 왔습니다.

1997년에 뉴욕 메츠와 계약해 도미니칸 서머리그에서 3년을 뛰다가 2000년 8월 오클랜드로 트레이드됐습니다. 그리고 2004년 12월에는 밀워키로 트레이드됐습니다. 그러다가 2006년 중반에 칼를로스 리와 함께 텍사스로 또 옮겼습니다. 2008년 초에는 빅리그 로스터에 못 들고 마이너 옵션도 바닥나 웨이버에 공시됐지만 관심을 보이는 팀은 없었습니다.

다시 레인저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는데 바로 그해에 크루스는 잠재력을 터뜨립니다. 트리플A에서 3할4푼2리에 37홈런 99타점으로 맹활약하며 펀치력은 물론 꾸준한 타격감을 보여주었습니다.

풀타임 빅리거가 된 2009년 올스타전 출전에다 홈런 더비 2위를 차지하며 확실히 뿌리를 내렸습니다. 고질적인 햄스트링 부상이 계속 따라다녔지만 크루스는 그럴 때마다 각고의 노력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작년에도 50경기 이상을 쉬어야 했지만 .318-22홈런-78타점을 올렸고 포스트 시즌에서 6홈런 11타점의 활약으로 팀을 월드시리즈까지 이끌었습니다.

올해도 개막후 4경기 연속 홈런의 기세를 올리다가 후반기 부상으로 고생했지만 이제 가장 중요한 순간에 본격적으로 타오르고 있습니다.

남은 가을 잔치에서 크루스는 상대 팀에 가장 위협적인 타자로 떠올랐습니다. 워싱턴 감독이 계속 그를 7번에 기용할지도 이제 좀 의구심이 들 정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