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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 성공기 쓰는 첸웨인...류현진·윤석민도 할 수 있다

leekejh 2012. 10. 10. 15:28

 

            ML 성공기 쓰는 첸웨인...류현진·윤석민도 할 수 있다

 

                                                                                          이데일리 | 이석무 2012. 10. 09

 

 

볼티모어 오리올스 대 뉴욕 양키스의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2차전은 볼티모어가

15년 만에 포스트시즌 승리를 거두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특히 이날 경기에서 가장 돋보인 장면은

첸웨인(28.볼티모어) 대 앤디 페티트(40.뉴욕 양키스)의 팽팽한 투수전이었다.

같은 좌완이지만 두 투수의 배경은 180도 다르다.

페티트는 1995년에 뉴욕 양키스에서 데뷔한 메이저리그 18년 차 백전노장.

2004~2006년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잠시 뛴 것을 제외하면 줄곧 양키스에서만 활약한 '양키맨'이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 포스트시즌 첫 등판에서 승리투수가 된 '대만특급' 첸웨인.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2010년 은퇴를 선언했다가 이번 시즌 복귀해 5승을 추가하는 등 통산 245승을 챙겼다.

특히 포스트시즌 역대 최다승(19승) 기록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가을 잔치에서 유독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반면 첸웨인은 대만 출신의 메이저리그 신인.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에서 활약하다 이번 시즌 볼티모어 유니폼을 입었다.

예상을 깨고 데뷔 첫해 12승11패 평균자책점 4.02를 기록하며 큰 성공을 거뒀다.

이처럼 상반된 두 투수의 맞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둔 쪽은 첸웨인이었다.

명성이나 경험 면에서 페티트가 월등히 앞서 있었지만

첸웨인은 전혀 주눅들지 않고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뽐냈다.

 

6⅓이닝 동안 안타 8개를 맞았지만

단 2실점만을 내주는 역투를 펼쳐 볼티모어의 3-2 승리를 견인했다.

2실점 가운데 1점은 비자책점이었다.

그렇다고 페티트가 무너진 것은 아니었다.

40살의 노장임에도 7이닝을 7피안타 3실점으로 막아냈다.

삼진도 5개나 잡았다.

퀄러티스타트를 훨씬 능가하는 인상적인 호투였다.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했지만 페티트의 명성에는 전혀 흠이 가지 않는 투구였다.

승패도 중요하지만 특히 주목할 부분은 첸웨인의 투구 내용이었다.

이날 첸웨인은 포심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위주의 단순한 투구를 펼쳤다.

전체 투구수 112개 가운데 포심패스트볼과 슬라이더가 71개, 21개 등 무려 92개나 됐다.

패스트볼 구속은 140km대 초중반, 슬라이더 구속은 120km 수준이었다.

국내 투수들과 비교해도 별 차이 없는 정도.

페티트처럼 5~6가지의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한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첸웨인은 완벽에 가까운 코너워크와 낮게 깔리는 로케이션으로 양키스 타선을 잠재웠다.

일본에서도 그리 특별할게 없어 보였던 첸웨인이 왜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페티트 역시 최고구속은 88마일(142km)에 불과했지만

메이저리그 강타자들을 상대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이날 첸웨인이나 페티트의 투구는

구속이 떨어지고 구질이 다양하지 않아도

제구력과 요령으로 충분히 메이저리그에서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류현진(한화), 윤석민(KIA)에게도 큰 교훈이 될 전망이다.

동시에 자신감을 키울 좋은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이석무 (sports@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