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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다시 한 번 놀란 라이언을 꿈꾼다

leekejh 2012. 12. 1. 02:25

박찬호, 다시 한 번 놀란 라이언을 꿈꾼다

매일경제 | 입력 2012.11.30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박찬호가 또 다시 놀란 라이언의 길을 따라 가기로 했다.

박찬호는 30일 서울 중구 소공동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선수 생활을 마감하는 심경을 전했다. 가장 관심이 쏠린 부분은 은퇴 후 박찬호의 행보. 이에 대해 박찬호는 "미국으로 건너가 더 공부하겠다"고 밝혔다.

은퇴를 할 것인지 현역생활을 더 연장할지 고민에 빠졌을 때 박찬호가 찾은 사람은 피터 오말리. 오말리는 1994년 박찬호가 LA 다저스에 입단할 당시 다저스의 구단주였다. 구단주와 선수로 처음 만났지만 둘은 지금까지 혈연 이상의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현재 샌디에고 파드레스의 공동 구단주인 오말리는 고민 중인 박찬호와 5차례 정도 만나 여러 가지 조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고 박찬호는 이를 받아들여 미국으로 건너가 야구경영과 행정 쪽으로 진로의 방향을 잡게 됐다.

묘하게도 박찬호의 행보는 그의 우상 놀란 라이언(텍사스 레인저스 사장)과 비슷하다. 박찬호가 "고교시절 라이언의 투구를 보고 메이저리그에 대한 꿈을 키웠다"고 밝힌 것은 유명한 얘기다. 메이저리그 초창기 박찬호는 라이언의 왼발을 높이 지켜드는 하이킥 투구폼을 따라 하기도 했다.

놀란 라이언은 1966년 뉴욕 메츠에서 데뷔해 캘리포니아 에인절스, 휴스턴 애스트로스, 텍사스 레인저스를 거쳐 93년 은퇴하기까지 27시즌 동안 324승을 거둔 대투수다. 1974년 100.9마일(약 162.4㎞)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강속구는 그의 전매특허였다. 특히 40세가 넘은 나이에도 강속구 위주로 승부를 펼치는 역투를 선보인 것으로 유명하다. 통산 7번의 노히트노런과 메이저리그 역대 탈삼진 1위(5714개) 기록을 가진 라이언은 1999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라이언은 선수 은퇴 후에는 야구 경영가로 변신해 2008년부터 친정팀 텍사스 사장을 맡고 있고 2010년에는 컨소시움을 구성해 텍사스를 인수해 공동 구단주도 겸임하고 있다.

놀란 라이언을 우상으로 삼아 메이저리그 124승을 거둔 박찬호가 이제 야구 경영 쪽에 문을 두드리려 한다. 과연 박찬호는 라이언처럼 성공할 수 있을까. 이제 첫 발을 내딛었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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