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실망을 안겨주는 에이로드
1993년 드래프트에서 시애틀 매리너스에 전체 1번으로 뽑혔던 그는 1994년 7월 하순, 만으로 아직 18세에 빅리그에 데뷔합니다. 프로 첫 해에 싱글A-더블A-트리플A까지 쾌속 행진을 하더니 19번째 생일을 맞기 19일전에 빅리그 데뷔전을 치렀습니다. 그리고 만 스무 살에 그는 이미 시애틀의 주전 유격수로 자리 잡았음은 물론이고 당시 팀내 최고 스타이던 켄 그리프 주니어를 능가하는 폭발적인 인기몰이를 했습니다.
1996년 박찬호가 빅리그에 풀타임으로 데뷔하던 바로 그 해 만 스물의 로드리게스는 '에이로드((A-Rod)'라는 애칭으로 MLB의 떠오르는 신성이었습니다. 3할5푼8리의 타율로 타격왕에 올랐고 141득점과 54개의 2루타도 모두 AL 1위였습니다. 36홈런에 123타점을 기록하며 올스타에 실버슬러거 상을 수상했고 MVP 투표에서도 2위에 올랐습니다. 그의 나이가 만 스물이었다는 것이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맹활약이었습니다.
2000년 시즌이 끝난 겨울 에이로드는 10년 2억5200만 달러라는 전대미문의 FA 계약을 하면서 텍사스 레인저스로 자리를 옮겼고 2004년에는 최고의 팀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됐습니다. MVP를 3번 수상했고 올스타전에 14번 출전했으며 유격수와 3루수 부문에서 차지한 실버슬러거도 10번이나 됩니다. 뛰어난 수비로 골드글러브도 두 번 수상했습니다.
1998년 42홈런에 46도루로 40-40을 기록했을 당시 그는 22세였습니다. 40개 이상의 홈런을 친 시즌이 8번이었고 그 중에 3번은 50개 이상 펜스를 넘겼습니다. 30개 이상의 홈런을 친 것이 14시즌. 최연소 500홈런, 최연소 600홈런, 최다 100타점 시즌 14번 등 그는 이미 살아있는 야구의 전설이 돼가고 있었습니다. 작년까지 647홈런을 친 에이로드는 행크 애런의 755홈런은 물론이고 배리 본즈의 762홈런도 분명히 돌파할 유일한 선수라는, 희망의 상징이었습니다. 그는 미국 야구의 영웅이었습니다. 적어도 약물 파동에 이름을 올리기 전까지는.
약물과 에이로드의 추락
2007년 한 TV쇼에 출연해 자신은 경기력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을 주는 금지약물을 사용한 적이 없다고 잡아뗀 그는 2009년 2월 '텍사스 시절인 2001년부터 2003년까지 성적을 내야 한다는 크나큰 중압감을 이기려고 스테로이드를 사용했다'라고 시인했습니다. 그러나 그 후로는 절대 금지약물을 사용한 적이 없다고 분명히 밝혔습니다. 팬들은 한 입으로 두 말을 한 그에게 실망했지만 에이로드는 후로 청소년들 모임에 나가 약물의 폐해에 대해 강연을 하기도 하는 등 마치 반성하고 새롭게 야구에 전념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얼마 전에 '바이오제네시스' 스캔들이 터지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에이로드가 최근까지도 성장호르몬 PED 등을 사용했다는 정황이 각종 서류와 기록 등을 통해 확연히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올해는 부상으로 전혀 뛰지 못했지만 약물 시대의 완벽한 종말을 다짐한 MLB는 그의 숨통을 조여 갔고 결국 6일 에이로드를 비롯한 13명 선수의 중징계를 발표했습니다. 텍사스의 넬슨 크루스와 디트로이트의 조니 페랄타 등 12명은 50경기 출전 정지, 그리고 에이로드는 2014년 시즌까지 출전정지라는 중징계였습니다. 그 징계대로라면 211경기 출전정지라는 또 다른 불명에 신기록을 세우게 됩니다.
당초 MLB에서는 에이로드의 영구 출전정지까지 생각했던 것으로 알려졌고 실제로 일부 강경파들은 끝가지 그 주장을 밀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에이로드 측에서 데이빗 콘웰 변호사를 앞세워 끝까지 투장하겠다고 공공연하게 밝히면서 막후 작업을 펼친 결과 그나마 이 정도 선에서 마무리됐다는 것이 후문입니다.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시나리오
그런데 에이로드는 6일 돌연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 시즌 첫 출전하면서 의구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의 의중은 도대체 무엇이며 게다가 양키스 구단의 의중은 무엇인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왜 에이로드의 은퇴까지 고려한다던 팀에서는 그를 경기에 투입했으며, 에이로드는 징계가 발표된 바로 그날 현역에 돌아온 것일까요? 상황은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우선 이번 사태가 어떤 식의 상황으로 전개될 수 있는지 앞으로의 과정과 절차를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에이로드의 징계는 한국 시간으로 오는 9일부터 시작됩니다. 그러니까 일단 화이트삭스와의 3연전 출전은 규정상 문제가 없습니다. 그리고 징계를 받아들이면 9일부터 내년 시즌이 끝날 때까지 에이로드가 양키스 유니폼을 입고 뛰는 모습은 볼 수 없습니다. 어떤 팬은 반 농담으로 그 사이에 한국에 와서 뛰라는 우스갯소리도 했는데 마이너리그는 물론 한국이나 일본, 대만 등 MLB와 협정을 맺고 있는 어떤 리그에서도 뛸 수 없습니다. 꼭 야구를 하겠다면 MLB와 관련이 없는 독립리그에서는 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에이로드가 장담한 대로 항소를 한다면 일단 조정심판이 끝날 때까지 계속해서 양키스로 뛸 수 있습니다. 그 과정은 몇 달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그 철차 끝에 만약 조정관이 에이로드의 손을 들어준다면(그럴 가능성은 0%에 가깝지만) 아무 일도 없던 것이 되고 그는 계속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만에 하나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양키스와 에이로드의 본격적인 전쟁이 그때부터 시작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조정관이 MLB의 손을 들어주는 순간부터 곧바로 출전 정지가 시작됩니다. 그 순간부터 211경기 출전 정지가 될지는 조정관이 결정을 내리게 될 것입니다.
< 대단한 가치를 지녔던 에이로드의 사인공도 앞으론 푸대접을 받게될지도 모릅니다. >
에이로드는 왜 징계를 받아들이지 못하나
그런데 모든 정황으로도 그렇고 심지어 에이로드가 이번 사건의 관련자 중 적어도 한 명을 위협했다는 것을 비롯해 많은 증거가 확보된 것으로 보이는 와중에 저항하겠다는 가장 큰 이유는 어이없게도 돈입니다. 출전정지를 당하면 그 기간 동안은 한 푼도 받을 수 없습니다. 계약상 2017년까지 9500만 달러가 아직 남았는데 그 중에 징계 기간의 봉급이 3600만 달러입니다. 2013년과 2014년의 연봉이 각각 2800만 달러와 2500만 달러로 그 뒤로 남은 기간의 연봉보다 훨씬 많습니다. 2015년에는 2100만 달러가 됩니다. 그러자니 돈을 많이 받는 기간에 투쟁을 해서라도 경기에 나가면 조금이라도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이 이론은 주의의 관측이고 만 38세인 에이로드 측에서는 조금이라도 더 경쟁력이 있을 때 팀을 위해 뛰고 싶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어쩌면 그게 진심일 수도 있고 혹은 스스로를 마취시키는 방법일지도 모릅니다. 이미 전성기를 넘기고 하락세를 보이던 에이로드가 2년을 쉬고 40세에 돌아온다면 과연 어느 정도 성적을 올릴지는 누구도 예상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만약 에이로드가 실제로 항소를 하면서 올해 선수 생활을 이어간다면 양키스타디움을 비롯해 가는 곳마다 야유에 시달릴 것입니다. 2002년부터 텍사스 레인저스를 매일 출입하던 시절 그의 전성기를 곁에서 지켜봤고, 약물이 아니었더라도 대단히 뛰어난 야구 선수임을 확신하는데 이제 그 정도의 자존심도 없는 선수, 아니 인간은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까지 생깁니다.
해결책은 있을까
현재로서는 가장 바람직한 해결책은 에이로드가 모든 것을 포기하고 깨끗이 은퇴를 선언하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그럴 가능성은 없습니다. 버티기만 하면 1000억 원 이상의 보장된 돈을 그냥 포기할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입니다.
양키스 구단은 일단 에이로드가 징계를 받아들이고 대중 앞에서 당분간 사라져주길 바랍니다. 그렇게 되면 당장 구설수를 피하는데다 올해와 내년에 큰 절약을 할 수 있습니다. 추신수의 양키스행 시나리오가 흘러나오는 것도 양키스가 에이로드의 징계로 갑자기 생길 3600만 달러의 여유 자금을 FA 시장에서 풀 수 있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장기적으로는 다른 계획을 짤 수도 있습니다. 2015년 만 40세를 앞둔 에이로드가 징계를 마치고 돌아오면 구단은 여전히 6100만 달러를 책임져야 합니다. 구단에게는 마흔에 돌아올 에이로드가 계속된 수술과 부상 등으로 도저히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없는 상태가 된다면 최상입니다. 그래도 그의 남은 연봉은 지불되지만 그 중에 80%는 보험회사에서 지불하게 되니 보험회사만 덤터기를 쓰는 상황이 발생할 수가 있습니다. 이 역시 말처럼 쉬운 시나리오는 아니지만 구단에게는 최상이고, 에이로드도 돈은 챙기고 은퇴하는 길을 택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구단과 에이로드가 협상을 벌여 잔여 연봉의 일정 부분을 받는 것으로 합의하고 은퇴할 수도 있기는 합니다. 조용히 떠나기에는 최상의 방법일 수도 있는데 현실적으로는 그다지 실현 가능성이 크진 않습니다.
최악의 경우는 구단과 에이로드가 법정 싸움을 벌일 수도 있습니다. 상대약점을 들춰내고 계약 위반 등을 주장하면서 정말 추잡한 싸움이 될 수 있습니다. 현 규정 상 구단이 임의로 선수의 계약을 무효화할 수는 없기 때문에 긴 싸움이 될 것입니다.
MLB의 의지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합니다. 약물과의 전쟁은 에이로드로 종지부를 찍겠다는 것입니다. 늘 선수편을 들며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지 못하던 선수노조도 이번만큼은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고 팬들은 물론이거니와 심지어 선수들도 더 이상 '약물 선수'를 감싸거나 모른 척하는 과거의 양상과는 전혀 다릅니다. 금지약물을 하지 않는 정당한 그들이 피해자라는 의식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오른손 타자로는 역사상 가장 크고 폭발적이며 장타를 끌어내는데 최적의 스윙을 가졌다는 평을 듣던, 당대 최고 선수이던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금지약물과 함께 스러지고 있습니다. 안타까움도 분명히 있지만 그와 함께 약물 파동도 종지부를 찍기를 미국 야구계는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 [민기자 MLB리포트]끝까지 실망을 안겨주는 에이로드2013.08.07
- [민훈기의 ADT캡스플레이 인터뷰]7월의 수비수, 삼성 1루수 채태인2013.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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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 영웅' A-로드, 정신 못차린 '버티기'
‘금지 약물’ 징계 불복 항소, 올 시즌 출전 가능
동료마저 ‘싸늘’… 팬들은 “닥치고 그냥 가라”
경향신문 | 이용균 기자 | 2013. 08. 06
알렉스 로드리게스(38·뉴욕 양키스)는 6일 시카고 화이트삭스 홈구장 US셀룰러필드의 원정팀 라커룸 구석에 앉아 있었다. 지난해 엉덩이 수술을 받은 이후 메이저리그에 처음 출전하는 날이었다.
10여명의 기자들이 뒤에서 조용히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있었다. 아무도 질문하지 않았다. 첫 출전 소감은 중요하지 않았다. 로드리게스는 30분 전쯤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211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올 시즌 남은 49경기를 포함해 2014시즌 끝날 때까지다. 금지약물인 테스토스테론과 성장호르몬을 투약한 혐의를 받았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지난 수개월간 마이애미의 바이오제네시스라는 회사를 조사했고, 이들이 금지약물을 공급한 선수들의 명단과 증거를 확보했다. 로드리게스 외에도 12명의 선수가 5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지난 20년간, 로드리게스는 야구에 있어서 모든 것을 가진 남자였다. 명예도, 돈도, 기록도 모두 지녔다. 최고의 선수라는 칭송을 받았고, 1년에 3000만달러가 넘는 역대 최고 연봉의 주인공이었다. 그가 기록 중인 통산 홈런 647개는 곧 베이브 루스(714개), 행크 에런(755개)과 배리 본즈(762개)까지 넘어설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A-ROD'(에이로드)라는 약칭으로 불린 그가 쌓은 모든 것들이 이제 바람 앞의 촛불이 됐다.
그는 이날 징계에도 아랑곳없이 4번타자 겸 3루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징계 부당'을 이유로 사무국에 항소했기 때문이다. 그는 경기 전 공식 회견에서 "내가 스스로 싸우지 않으면 아무도 나를 도와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뉴욕 양키스도 약물 혐의에 대해 눈을 감았다. 주축 타자들의 부상으로 로드리게스의 공격력이 절실히 필요했기 때문이다. 조 지라디 양키스 감독은 "우리가 바라는 것은 그가 깨끗하다고 판명나는 것"이라며 "항소 과정에 대해서는 뭐라 말할 입장이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0-3으로 뒤진 2회초 로드리게스는 올 시즌 첫 타석에 들어섰다. 화이트삭스 팬들의 야유가 쏟아졌다. 내야수 글러브를 맞고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 나머지 3타석도 별 다르지 않았다. 야유가 쏟아졌고, 범타로 물러났다. 첫 경기 성적은 4타수 1안타. 양키스는 1-8로 졌다.
로드리게스는 결백을 주장하지만 주변 반응은 이날 야유를 쏟아낸 화이트삭스 팬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팀 동료인 1루수 라일 오버베이는 "금지약물 징계를 강화해야 한다"며 "처음에는 50경기도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계속 적발되는 것을 보니 50경기로는 소용이 없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볼티모어의 닉 마카키스는 "아예 첫번째 적발만으로도 영구제명을 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팬들의 시선도 싸늘하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인터넷 설문조사에서 59%의 팬들이 "징계기간이 더 길어야 한다" 쪽에 투표했다. 뉴욕 포스트는 이날 신문 1면에 로드리게스의 얼굴 사진과 함께 "닥치고 그냥 가라(just go)"는 제목을 달았다. 그 말고 12명의 선수들은 모두 항소 없이 50경기 징계를 받아들였다. 2주 전 65경기 출전 정지를 받아들이면서 공식 사과한 라이언 브론(밀워키)과도 대비됐다.
로드리게스가 다른 선수와 달리 '211경기' 중징계를 받은 것은 2009년 금지약물 복용 혐의를 한 차례 인정한 것과 관련 있다. 당시 로드리게스는 "2001~2003년 텍사스에서 뛸 때 금지약물을 복용했다"고 털어놓은 뒤 "이후에는 절대 복용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이번 조사에서 또 하나의 거짓말이 드러난 것이다.
로드리게스는 당분간 '버티기'에 들어간다. 항소 과정은 11월 이후까지 길어질 가능성이 높다. 양키스가 극적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다면 '집행정지' 중인 로드리게스도 경기에 나설 수 있다. 타석 때마다 팬들의 야유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깨끗한' 선수들의 상대적 박탈감도 계속 커진다.
이번 징계 명단에 든 안토니오 바스타도와의 경쟁에서 밀려 2010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좌완 투수 댄 마이어는 이날 트위터에 "약물 때문에 밀려난 선수들의 인생이 크게 달라질 수 있었다"고 적었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돌아온 A-로드, "내 인생을 위해 싸울 것"
OSEN | 2013. 08. 06
올 시즌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그라운드를 밟은 알렉스 로드리게스(38, 뉴욕 양키스)가 심경을 밝혔다.
로드리게스는 6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셀룰러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원정경기에 선발 출장했다. 당일 로드리게스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금지약물 복용으로 2014시즌까지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다. 하지만 로드리게스는 사무국의 징계에 항소, 8일 경기까지는 그라운드에 오를 수 있다.
경기 전 로드리게스는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을 비롯한 현지 언론과 인터뷰서 "지난 몇 달은 악몽이었다.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순간이었다"며 "흥분되는 한편 겸허해지기도 한다. 다시 기회를 잡아서, 다시 메이저리그서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드린다. 앞으로 생각보다 일이 쉽게 풀릴지, 아니면 어렵게 풀릴지는 모르겠다. 무엇보다 나를 지지해준 이들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로드리게스는 "그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고 지나갔다. 지금은 이 일들이 해결되기 위한 과정에 있다. 모든 것은 시간이 말해줄 것이다. 이러한 과정들을 내가 방해할 생각은 없다. 나는 인간이다. 지금까지 두 차례 엉덩이 수술과 무릎 수술을 했다. 내 인생을 위해 싸울 것이다"고 말했다. 로드리게스는 변호인단을 선임, 자신의 금지약물 복용에 대한 정확한 배경을 전하고 메이저리그 사무국 측의 징계에 항소할 계획 중이다.
이날 로드리게스는 4번 타자겸 3루수로 출장해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로드리게스가 타석에 오를 때마다 셀룰러필드는 로드리게스를 향한 야유로 가득했다. 양키스는 화이트삭스에 1-8로 패배, 후반기 6승 10패를 기록 중이다. 양키스는 현재 디비전 4위로 1위 보스턴에 9.5경기차로 뒤져있다.
경기 후 로드리게스는 금지약물 복용에 대한 질문을 거부한 채 인터뷰에 임했다. 로드리게스는 이날 셀룰러필드 분위기에 대해 "굉장했다. 나는 시카고를 사랑한다. 그리고 이곳의 팬들 역시 사랑한다. 시카고는 훌륭한 도시다. 다시 그라운드에 서니 겸허한 마음이 들었다. 내가 사랑하는 야구를 다시 할 수 있어서 좋다"며 "야구에만 집중하려고 했다. 지금 우리 팀은 모든 경기를 플레이오프처럼 해야 한다.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10개월 만에 메이저리그에서 뛴 소감을 전했다.
한편 양키스 조 지라디 감독은 "로드리게스는 그동안 내가 봐왔던 것과 마찬가지로 야유에도 자신의 자리를 지켰다"며 "좋은 기록을 쌓고 있는 선수는 원정경기서 야유를 받기 마련이다. 물론 오늘은 다른 이유에서 로드리게스가 야유를 받았지만 이전에 봐왔던 것과 다르지 않았다. 양키스는 사람들이 좋아하든, 싫어하든 여러 구장에서 야유를 받는 팀이다. 우리에게 오늘 야유는 특별하게 다가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라디 감독은 로드리게스의 항소기간인 8일 경기까지 로드리게스를 기용할 계획이다.
[OSEN=윤세호 기자] drjose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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