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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리 본즈의 '약물 주홍글씨', 언제까지 지속될까

leekejh 2014. 1. 10. 16:33

 

              배리 본즈의 '약물 주홍글씨', 언제까지 지속될까                   

 

 

                                                                                                   스포츠한국| 2014. 01. 09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9일(한국시간) 발표한 명예의 전당 입회 대상자 명단에는

끝내 배리 본즈(49)의 이름은 없었다.

 

그레그 매덕스 (555표, 97.2%·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톰 글래빈 (525표, 91.9%·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프랭크 토마스 (478표, 83.7%·전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후보 자격을 획득하자마자 첫해에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지만

 

본즈는 2년 차에도 198표(34.7%)에 그쳐

명예의 전당 입성 최소 요건인 75%이상의 지지를 받는데 실패하면서 탈락했다.


 

배리 본즈가 뛰었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홈구장 전경 (사진제공=독자 SUN)

 

 

샌프란시스코 구장 내 스토어 (사진=독자제공 SUN)

 

 

사실 본즈는 '야구의 아이콘'인 베이브 루스 이후 '야구의 신'이었다.

지난 1986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본즈는

1992년까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뛰다 1993년부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활약했다.

이후 2007년 은퇴할 때까지 15년간 샌프란시스코에서 당대 최고의 선수로 군림했다.

본즈는 140여 년의 메이저리그 역사를 통틀어

홈런 1위(762개, 2위 행크 아론 755개),

볼넷 1위(2,558개, 2위 리키 핸더슨 2,190개),

고의4구 1위(688개, 2위 행크 아론 293개),

한 시즌 최다 홈런(2001년 73개),

한 시즌 최다 볼넷(2004년 232개),

한 시즌 최다 고의4구(2004년 120개),

한 시즌 최고 장타율(2001년 0.863),

한 시즌 최고 출루율(2004년 0.609) 등 8개 부문에서 역대 최고·최다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게다가 4년 연속 MVP(2001~2004년)를 포함해 MVP 7회 수상,

올스타 14회, 골드 글러브 8회, 실버슬러거 12회 선정 등

개인타이틀 역시 '야구의 신'이라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기록과 개인타이틀만 따지면

본즈가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지 못한다면 그 어떤 선수도 헌액 될 수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그러나 2006년 본즈의 스테로이드 등 금지약물 복용혐의가 언론에 폭로되면서

그의 앞날은 캄캄해지기 시작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2003년 연방 대배심에서 스테로이드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한 혐의로

2011년 기소돼 30일 가택구금과 보호관찰 2년을 선고 받은 바 있다.

이러한 본즈가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명예의 전당 입성에 실패하자 국내외 여론은 명확하게 갈렸다.

본즈의 명예의 전당 입성을 찬성하는 여론은

그를 부정한다는 것은 하게 된다면

그가 활약한 1990년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의 야구 역사 자체를 부정하는 것과 동일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당시에도 많은 사람들은 야구를 보면서 즐거움과 위안을 얻었으며 그 중심에는 본즈가 있었다는 것이다.

또한 승부조작을 하다 걸린 타이 콥도 명예의 전당에 들어갔는데(1936년 첫 명예의 전당 투표 때 입성)

본즈가 안될 이유가 없다는 주장도 있다.

기록적인 면에서 메이저리그 역사에 존재한 모든 타자를 능가하는 본즈가

현역시절에는 언론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는 점이 현 투표인단에게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동정론도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본즈의 명예의 전당 입성을 반대하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금지약물 복용 혐의가 명확한 본즈가 명예의 전당에 들어간다면

야구 유망주부터 현역 선수까지 모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이 반대론자들의 주장이다.
노력이 아닌 약물로 얻은 실력이 허용된다면

암암리에 약물을 사용했던 선수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과 다름없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2월 LA다저스 스프링캠프에서

류현진의 흡연을 지적해 논란을 일으켰던 MLB닷컴의 LA 다저스 전담 기자 켄 거닉은

" 약물의 시대에 뛴 모든 선수들에게 투표하지 않을 것." 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드러내며

2014 명예의 전당 투표에 잭 모리스를 제외하고 나머지 9표에 대해 기권을 선언하기도 했다.

타이 콥을 명예의 전당에 헌액한 부끄러운 역사를 다시는 반복하지 말자는 주장 역시 힘을 얻고 있다.

본즈를 인정하게 된다면

맥과이어, 새미 소사, 알렉스 로드리게스 등

다른 금지약물복용 선수들 역시 인정해야 하기 때문에 사전에 방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명예의 전당 가입여부는

은퇴 후 5년이 지난 선수들을 대상으로

매년 1월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에서 10년 이상 활동한 기자들의 투표를 통해 이뤄진다.

최종 75% 이상 득표율을 기록하면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며

매해 5%이상 득표율을 기록한 선수에 한해 이듬해 명예의전당 입성 도전 기회가 주어진다.

 

도전 기회는 총 15번으로

도전 기회를 초과하거나 매해 5% 미만 득표율을 기록하면 후보 자격을 상실한다.

본즈는 5% 이상의 득표율은 매년 넘길 것으로 보여

논란은 그가 후보 자격이 끝나는 2028년까지 13년간 지속적으로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아이닷컴 이재호 기자 jay12@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