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박현철 기자] "오랜 꿈이다. 그러나 지금 소속팀을 무작정 떠나면서까지 진출하고 싶지는 않다".
올 시즌 '투수 4관왕'(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승률 1위)에 빛나는 윤석민(25. KIA 타이거즈)이 MVP 왕좌에 등극한 뒤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자신의 메이저리그 진출 꿈에 대해 이야기했다.
윤석민은 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콘티넨탈 호텔 하모니볼룸서 열린 2011시즌 MVP/최우수 신인선수 시상식서 총 유효표 91표 중 62표를 획득하며 압도적 표차로 오승환, 최형우(이상 삼성)와 이대호(롯데)를 제치고 MVP로 뽑혔다. 윤석민의 MVP 타이틀은 생애 처음이다.
올 시즌 윤석민은 17승(1위) 5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45(1위) 탈삼진 178개(1위) 승률 7할7푼8리(1위)를 기록하며 1991년 해태 선동렬(현 KIA 감독) 이후 20년 만의 투수 4관왕이 되었다. 윤석민에게는 트로피와 3000만원 상당의 세단 K7이 부상으로 주어진다.
다음은 공식 수상 소감이 끝난 후 윤석민과의 일문일답.
-수상과 함께 울컥하며 눈물을 흘렸다.
▲ 내 이름이 계속 나오면서 지난해 안 좋았던 기억이 많이 났다. 특히 부모님께서 나에 대한 악플 같은 데 대해 걱정을 많이 하셨다. 그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더라.
-만약 오승환이 'MVP 타이틀을 최형우에게 양보하겠다'라는 발언을 하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 글쎄. 나도 잘 아는 형이고. 승환이 형의 진심이 와전되면서 왜곡된 뜻으로 팬들에게 전해진 것 같아 나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 만약 승환이 형의 이야기가 없었다면 투표 결과가 더 박빙으로 흘러가지 않았을까 싶다.
-선동렬 감독과의 만남인데.
▲ 데뷔 후 처음으로 투수 출신 감독님을 뵙게 된다. 어떤 조언을 하실지는 모르겠지만 국보 투수셨지 않은가. 날 더 강하게 만들어 주실 것이라 믿는다.
-다른 MVP 후보들에게 하고 싶던 말이 있었다고 밝혔는데.
▲ 끝까지 좋은 경쟁을 펼쳐주셔서 감사하다는 뜻을 밝히고 싶었다. 솔직히 2008년 후보일 때는 MVP가 된 김광현(SK)이 2관왕으로 타이틀을 얻었지 않은가. 그런데 이번에는 복수 타이틀이 많아 긴장된 것도 사실이었다. 오늘은 모두가 MVP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향후 일정은.
▲ 일단 내일(8일)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낸 뒤 9일 마무리훈련지인 일본 미야자키로 떠난다. 오늘 방송 인터뷰 등이 있어서 바쁠 것 같다.
-최근 보라스 코퍼레이션과의 에이전트 계약 및 메이저리그 도전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데.
▲ 올 시즌 좋은 성적을 올리면서 에이전트사의 연락을 많이 받았다. 그러나 일단 첫 째는 KIA에 제대로 공헌하는 것이다. 메이저리그는 내 오랜 꿈이지만 팀을 무작정 떠나 도전하고 싶지는 않다. 좋은 분위기 속에서 KIA에 공헌하고 도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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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