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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4월11일 도쿄돔에서 벌어진 요미우리-히로시마전. 요미우리 소속이던 이승엽이 2회말 히로시마 선발 구로다로부터 3루수 강습 2루타를 터트리는 모습. <스포츠니폰 본사 제휴 > |
화려하지 않지만 꾸준한 활약. 화려했지만 긴 슬럼프. '괴물투수' 마쓰자카 다이스케(32·보스턴 레드삭스)와 마쓰자카보다 1년 늦게 메이저리그에서 진출했지만 먼저 통산 50승 고지에 오른 뉴욕 양키스 구로다 히로키(37)를 보면서 드는 생각이다.
구로다는 19일(한국시각)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홈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7이닝 4안타 무실점으로 시즌 9승째(7패)를 거뒀다. 2008년 히로시마 카프에서 LA 다저스로 이적한 후 5시즌 만에 거둔 성과다. 구로다의 호투를 앞세운 뉴욕 양키스는 이날 6대0 완승을 거뒀다.
일본인 투수로 메이저리그 50승을 기록한 선수는 구로다가 3번째. 앞서 '개척자' 노모 히데오(123승109패)와 오카 도모카즈(51승68패)가 50승 고지를 밟았다. 노모는 메이저리그 6번째 시즌, 오카는 9시즌 만에 50승을 기록했다.
결국 구로다가 앞서가던 마쓰자카를 따라잡더니 추월까지 했다. 퍼시픽리그 세이부 라이온즈 에이스였던 마쓰자카는 2007년, 센트럴리그 히로시마 카프의 간판투수였던 구로다는 2008년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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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WBC에 일본대표로 출전해 훈련 중인 구로다. 스포츠조선 DB |
마쓰자카는 6년째 보스턴 소속으로 뛰고 있고, 구로다는 지난 겨울 4년 간의 LA 다저스 시대를 마감하고 뉴욕 양키스로 이적했다. 일본 프로야구 시절 구로다는 11년 동안 103승89패 평균자책점 3.69, 마쓰자카는 8년 간 108승60패 평균자책점 2.95를 기록했다.
물론 마쓰자카가 일본 시절부터 더 크게 주목을 받았다. 1999년 신인왕을 차지한 마쓰자카는 2001년 선발 투수의 최고영예인 사와무라상을 수상했다. 8시즌 동안 다승왕 3번, 탈삼진 1위에 4번이나 올랐다.
빅리그에서도 마쓰자카가 앞서갔다. 2007년 15승(12패), 2008년 18승(3패)을 거두며 주목받았다. 그러나 첫 두시즌 동안 승승장구했던 마쓰자카는 이후 3년 간 잦은 부상 속에 16승에 그쳤다. 지난 시즌까지 5년 간 49승30패를 기록했다. 지난해 5월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한 마쓰자카는 긴 재활훈련을 거쳐 지난 6월 빅리그에 복귀했다. 그러나 예전의 그 불같은 강속구를 뿌리던 마쓰자카는 더이상 없었다.
반면, 구로다는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꾸준했다. 2008년 9승(10패)을 거둔 구로다는 2009년 8승(7패) 2010년 11승(13패), 2011년 13승(16패)을 거뒀다. 지난해까지 41승46패를 마크했다.
마쓰자카가 제자리를 맴도는 동안 구로다는 황소걸음으로 따라왔다. 구로다는 지난 1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 선발 등판, 7이닝 3안타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시즌 8승째를 거뒀다. 이 경기에서 자신의 메이저리그 한 경기 최다인 11개의 삼진을 잡았다. 이날 승리로 마쓰자카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지난 3일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전에서 5이닝 동안 5점을 내주고 패전투수가 된 마쓰자카는 현재 부상자 명단에 올라 있다. 올시즌 3패에 평균자책점 6.65로 부진한 마쓰자카는 언제쯤 얼굴을 펼 수 있을까.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기사입력 2012-07-19
뉴욕 양키스의 일본인 투수 구로다 히로키(37)가 비 때문에 행운의 완봉승을 거뒀다.
구로다는 19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뉴욕주 브롱스에 위치한 뉴 양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최근 구로다는 매우 부진했다. 2경기에서 13이닝을 던지며 11자책점을 내준 것. 이 때문에 3.17이던 평균자책점이 3.67까지 상승해 있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만큼은 다른 피칭을 보여줬다. 2회 세 명의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 세우더니 3회에는 본인의 장기인 땅볼 아웃 3개로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타선의 지원 또한 충분했다. 뉴욕은 1회 마크 테세이라(32)의 2점 홈런 등으로 4점을 올린 후 4회와 6회 드웨인 와이즈(34)의 활약으로 1점씩을 더 얻어내며 6-0으로 달아났다.
이후 구로다가 7회초 토론토의 반격을 무실점으로 막은 후 비 때문에 경기가 중단됐고, 약 58분을 기다린 뒤 강우 콜드 게임으로 마무리 됐다.
강우 콜드 게임은 정식 경기로 인정됨에 따라 7회까지 1점도 내주지 않은 구로다는 2008년 이후 자신의 첫 번째 완봉승을 기록했다. 개인 통산 3완투 3완봉.
이미 7회까지 108개의 투구수를 기록한터라 경기가 9회까지 진행됐다면 완봉승을 따내기는 무리였을 것이다. 하지만 때마침 내린 비 때문에 행운의 완봉승을 따낼 수 있었다.
뉴욕 타선에서는 홈런을 때려낸 테세이라와 2타점을 기록한 와이즈와 함께 2안타 2득점을 올린 제이슨 닉스(30)가 활약했다.
한편, 뉴욕 타선은 이날 경기까지 42경기 연속 3득점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난 1920년 이래 두 번째 기록. 이 부문 최장기간은 1994년의 클리블랜드가 갖고 있는 48경기.
동아닷컴 조성운 기자 madduxl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