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과 투쟁을 벌이는 MLB 총재 셀릭
메이저리그 커미셔너 버드 셀릭(78)이 도박과의 전쟁 선봉에 서서 분투하고 있습니다.
MLB를 비롯한 미국 프로스포츠리그는 스포츠 도박을 허용하려는 뉴저지 주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하며 적극 저지에 나서고 있습니다. 그리고 셀릭 커미셔너는 그 선봉에서 소송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그는 지난 달 열린 재판에 출석해 뉴저지 주정부의 의도를 맹렬히 비판했습니다.
셀릭은 뉴저지 주정부가 도박의 도시 라스베가스와 유사한 형태의 스포츠 도박을 허용하려는 의도에 대해 "주정부가 재정이 필요하다는 것은 분명히 알겠다. 연방 정부도 그렇고 많은 시 정부도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도박으로 그것을 해결하려들다가는 더욱 큰 재앙을 불러올 뿐이다. 그런 발상을 한다는 자체가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 정말 믿을 수가 없는 일이다."라고 증언했습니다.
두 시간여에 걸쳐 진행된 이날 재판에서 셀릭은 1919년 블랙삭스 스캔들의 주범인 도박꾼 아놀드 로드스테인과 도박으로 야구계에서 영구 추방된 최다 안타의 주인공 피트 로즈 등을 예로 들면서 뉴저지에서 도박을 허용한다면 악몽이 시작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 셀릭 커미셔너는 뉴저지 주에서 스포츠 도박을 허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집단 소송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
'뉴저지 주에서 스포츠 도박을 허용할 경우 그런 재앙이 올 것이라는 구체적은 연구와 조사를 했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셀릭 커미셔녀는 "실증적인 실험을 또 할 필요가 있는가? 답은 너무도 명백히 나와 있고 아마 주지사도 그 사실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라며 "스포츠 도박을 허용하고 나서 야구에 도박 스캔들이 터진다면 그때는 주지사나 관계자들이 무슨 말을 하고 어떤 느낌을 받을지 궁금하다."라고 쏘아붙였습니다.
그는 또한 "이런 재판 자체가 열린다는 사실만으로도 끔찍하다. 주정부에서 이런 일을 하려는 의도를 보여 그것을 막으려고 재판까지 하게 되다니. 정말 경악할 일이다. 도박이 치명적이라는 것은 모든 사람이 알고 있다. 이게 연구가 필요한 일인가?"라고 일갈했습니다.
셀릭은 50년전 풋볼에서 터진 도박 사건도 이야기했습니다. 디트로이트 라이온스의 알렉스 카라스와 그린베이 패커스의 폴 호넝이 도박 혐의로 영구 추방된 당시 전설적인 풋볼 감독이던 패커스의 빈스 롬바르디는 '내 생애 가장 외롭고 슬픈 날'이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야구팬도 스포츠에 돈을 걸지 않느냐, 라스베가스에서는 도박을 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그는 "그들이 도박을 하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라스베가스에서 야구 도박에 돈을 거는 사람은 도박꾼이지 야구팬은 아니다."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셀릭 커미셔너는 라스베가스에는 절대로 MLB 팀이 생기지 않을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궁색해진 뉴저지 주정부 측에서 스포츠 도박을 허용한다면 스포츠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더 커지지 않겠느냐는 주장을 하자 셀릭은 "그런 억지 주장에는 무슨 답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만약 주지사가 실제로 그런 발언을 했다면 터무니없는 말일 뿐이다. 도박으로 얻을 수 있는 이득은 아무 것도 없다. 오직 악과 재앙뿐이다."라고 받아쳤습니다.
네바다 등 일부 주나 인디언 보호지역 등에서 도박을 허용하는 있는 미국은 그래서인지 스포츠계에서 특히 도박에 대해 엄격합니다. 1919년에 도박사에게 돈을 받고 월드시리즈 승부를 조작한 혐의를 받은 8명의 선수는 즉시 영구 추방됐습니다. '블랙삭스 스캔들'은 교과서에 나올 정도로 늘 타산지석이 되고 있습니다. 그 8명 중에 중에 슈레스 잭슨이라는 위대한 선수는 통산 3할5푼6리로 MLB 사상 세 번째의 고타율을 기록했고, 월드시리즈에서도 3할7푼5리로 최선을 다해 자신은 무고하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피트 로즈는 4256개의 안타로 MLB 최다 안타 기록을 보유했을 뿐 아니라 현역 시절에 늘 허슬 플레이로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영웅이었습니다. 그러나 도박에 연루된 후 결국은 야구계에서 영구 추방됐고 몇 차례 복권을 노렸지만 절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도박에 대한 경계가 어느 정도냐 하면 지난 1947년 유명 감독이던 레오 드로셔는 유명 도박꾼들과 친분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1년 자격 정지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철저하게 경계하고 중징계를 하지 않으면 언제 도박이 스포츠를, 야구를 망칠지 모른다는 의식이 철저히 박혀 있습니다.
< 불법 도박은 끊임없는 유혹으로 치명적인 스포츠 스캔들의 주범이 되곤 합니다. >
프로야구가 도박 스캔들로 흔들린 것이 바로 올해 초입니다.
젊은 선수 둘이 야구계에서 추방된 지 채 1년도 지나지 않았습니다. 당사자들에겐 아쉽고 안타까운 사건이었지만 일벌백계 외에는 방법이 없었고, 그 정도에서 스캔들이 멈춘 것이 다행일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불법 도박은 갈수록 더 기승을 부리는 분위기입니다. 각종 인터넷에는 버젓이 불벌 도박을 홍보하는 댓글이 쉴 새 없이 올라오고 SNS나 심지어는 개인 전화나 이메일로도 불법 도박 사이트를 알리는 문자와 메일, 글이 수시로 프라이버시를 침해하고 있습니다. 당국이나 관계 단체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는 하지만 결과를 보면 부족해도 많이 부족합니다.
불법도박을 신고하면 포상제를 만들어 최근 5년간 신고수가 5배나 증가해 올해는 8월까지만 8천 건이 넘었다는 기사도 쏟아졌습니다.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은 물론 참가하는 사람도 처벌한다고 하지만 중벌에 차하지 않는 한 불법 도박 방지에 과연 실효가 있을까요? 계속 치고 빠지면서 악의 돈을 빨아먹는 무리는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사라지기는커녕 해외에 사이트를 만드는 등 더욱 조직화되며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불법 도박이 성행하는 한 승부나 경기 조작에 대한 마수는 계속 뻗칠 수밖에 없습니다. 근본적이고 강력한 대책이 대단히 시급히 필요해 보입니다.
셀릭 커미셔너는 1958년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클럽하우스에 들어갔을 때 당시 포드 플릭 커미셔너가 서명한 도박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커다란 사인판이 붙어있던 광경을 인상적으로 기억한다고 했습니다. 그는 법정에서 마지막으로 말했습니다.
"스포츠에서 가장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것은 바로 도박이다. 다른 어떤 것과도, 심지어는 금지약물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도박은 의심을 창조하고, 결국은 스포츠 자체를 파괴해 버린다."
*불법도박은 클린스포츠통합콜센터 1899-1119나 스포츠 토토 사이트에서 신고할 수 있으며 포상금이 주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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