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CBS체육부 백길현기자]
대구를 뜨겁게 달군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이 4일 화려한 폐막식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지난달 27일 시작돼 총 47개의 금메달을 두고 202개국 2천여명의 선수가 열전을 벌인 가운데 미국이 금메달12개, 은메달8개. 동메달5개로 6회 연속 종합 1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뒤를 이어 러시아가 금메달9개, 은4개,동6개로 2위 중장거리의 강국 케냐도 남녀 마라톤등을 앞세워 금메달 7개를 수확해 3위에 올라 신흥 육상 강국임을 증명해보였다.
한국의 성적은 나빴다. 한국은 1995년 예테보리 대회의 스웨덴, 2001년 에드먼턴 대회의 캐나다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노메달 개최국'이 됐다.
뿐만 아니라 10개 세부종목에 10명의 결선 진출자를 내겠다는 당초 목표는 현실과 멀었다. 예선을 거쳐 결선 진출 자격을 얻은 것은 멀리뛰기의 김덕현뿐이었고 예선없이 바로 결선을 치르는 경보의 김현섭(20km)과 박칠성(50km)이 거둔 6위와 7위가 가장 좋은 성적이다. 그 외의 선수들은 10위안에 들지 못하며 세계의 벽을 실감해야 했다.
번외경기로 열린 남자 휠체어육상 T53에서 한국의 유병훈, 정동호가 나란히 은,동메달을 획득하지 않았다면 시상대에 태극기가 걸리는 모습을 볼 수 없을뻔했다.
이번 대회는 이변이 자주 일어나기도 했다. 일명 데일리 프로그램 표지모델의 저주로 불리울 정도로 그날의 최고 선수로 지목된 선수가 줄줄이 금메달을 놓쳤다. 이변의 희생양은 엘레나 이신바예바(러시아)를 비롯해 남자 허들의 류샹(중국), 다이론 로블레스(쿠바) 여자 높이뛰기의 블랑카 블라시치(크로아티아) 여자 200m의 앨리슨 펠릭스(미국),여자 세단 뛰기의 야르헬리스 사빈(쿠바)과 남자 장대 높이뛰기의 스티븐 후커(호주)등이었다.

대회의 최고스타는 단연 자메이카의 인간탄환 우사인 볼트였다. 우사인 볼트는 대회 초반 100m 결선에서 부정출발로 실격당해 모두를 놀라게 했지만 200m와 4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휩쓸어 현존하는 육상 단거리 최강자임을 입증해보였다. 특히 대회 마지막 경기였던 400m 계주에서는 37초04로 이번 대회 유일한 세계신기록을 수립해 대회 조직위를 활짝 웃게 했다.
대구조직위의 초반 대회 운영은 비난을 샀지만 이후 안정되었다는 평가다. 대회 첫날 여자 마라톤에서 종과 총소리를 함께 섞어 출발 신호로 사용하는 엉뚱한 시도로 스타트가 제대로 되지 않았고 관람객들의 숙박, 교통 불편으로 원성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조직위원회는 "발빠른 대처로 미흡한 부분을 수습했고 앞으로의 국제행사에 교훈으로 삼을 것"이라고 자평하며 "기존 대회와 비교했을때 크게 성공적이었다"고 말했다.
'동원관중'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이번 대회에는 대구 지역 학생들이 오전 경기에 주로 동원되었고 대구는 물론이고 전국의 공공기관들에는 입장권 할당량이 내려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경기를 즐기고 수준높인 관람 매너를 보여준 사실은 IAAF 회장의 긍정적인 반응을 받았다.
paris@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