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 포 츠/메이저리그 도전

고교 2학년 선수, 미국프로야구 입단 논란

leekejh 2012. 2. 1. 00:19

 

              18세 투수의 메이저리그 도전... 정말 괜찮을까?

 

                                                                        [오마이뉴스]
2012년 02월 01일(수)  

 

 

 

미국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입단한 김성민 투수
ⓒ 네이버 풀 베이스

 

 

고등학교 2학년 유망주 투수가 메이저리그 구단에 입단했다.

미국 볼티모어 오리올스는 31일(한국시각) "왼손 투수 김성민(상원고)을 마이너리그 계약으로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김상원은 학교를 자퇴하고 볼티모어에서 실력을 쌓아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한다.

볼티모어 구단의 댄 듀켓 단장은 "한국 최고의 유망주 왼손 투수를 영입하게 돼 기쁘다"며 "김성민은 훌륭한 커브를 던지며 제구력도 좋은 투수"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한국 야구계는 김성민의 갑작스런 미국 진출에 당혹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유망주 선수들이 국내 프로야구를 마다하고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현상이 갈수록 확산되는 가운데, 이제는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미국에 가겠다는 선수까지 나오면서 고민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더구나 고교 2학년인 김성민은 아직 국내 프로구단의 지명을 받지 않은 '자유의 몸'이다. 한·미 선수협정에 따라 신인 지명을 받기 전에 선수를 먼저 영입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제2의 박찬호'를 꿈꾸는 유망주들과 이를 '입도선매'하려는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이해가 맞아 떨어지면서 미국 진출은 큰 흐름이 됐다. 신인 지명 방식이 연고지 우선지명에서 전면 드래프트로 바뀌어 국내 구단들의 영향력이 줄어들면서 더욱 심해졌다.

그러나 국내 프로야구에 데뷔하는 신인 선수들은 갈수록 빈약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고 수준의 유망주들이 대부분 미국으로 가게 되면 결국 국내 프로야구의 수준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 이상 '괴물 신인'은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한국 야구계는 지나친 유망주 유출을 막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일본, 대만 등과 뜻을 함께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김성민 영입을 발표하는 볼티모어 오리올스 공식 누리집
ⓒ Baltimore Orioles

 


하지만 국내 학원 야구의 척박한 환경과 선수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 '직업 선택의 자유'를 막을 수는 없다는 지적도 많다.


소수의 유망주 선수들이 혹사당할 수 밖에 없는 학원 야구의 특성상 어린 나이에 선수 생명의 위기를 맞을 수 있고, 프로 무대에 진출해도 치료나 재활 훈련부터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성장이 아닌 성적을 위한 학원 야구에서 벗어나 '야구의 나라' 미국에서 더 높은 연봉과 체계적인 관리를 받으면서 실력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쉽게 뿌리칠 수 있는 유망주는 드물 것이다.

또한 일단 국내 프로 구단에 입단하면 최소 9년이 지나야 해외 진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전성기를 메이저리그에서 보내며 부와 명예, 더 나아가 야구 선수로서의 꿈을 이루고 싶은 욕심을 비난할 수는 없다.

야구팬들은 유망주 선수들의 해외 진출 차단보다 학원 야구 투수들의 이닝이나 투구 수를 제한해 혹사를 방지하고, 국내 프로 선수들의 해외 진출 장벽을 낮추는 것을 더욱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꼽고 있다.

물론 메이저리그도 개선의 여지가 있다. 지금처럼 해외의 어린 유망주들을 휩쓸어가면서 열매를 독차지한다면 '야구의 세계화'는 더욱 멀어지게 된다.

 

[오마이뉴스 윤현 기자]

 

 

 

 

 

                고교 2학년 선수, 미국프로야구 입단 논란

 

                                                                        [연합뉴스]
2012년 01월 31일(화)

 

 
   상원고 투수 김성민, 볼티모어와 마이너리그 계약
   한국야구委, MLB에 서한 보내 유망주 '입도선매' 항의키로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선수가 학교를 중퇴하고 미국프로야구(MLB) 구단과 계약해 논란이 일고 있다.

볼티모어 오리올스 구단은 대구 상원고 2학년인 왼손 투수 김성민(18)과 마이너리그 영입 계약을 했다고

31일 홈페이지에 발표했다.

계약금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지역 야구인들은 세금을 제하고 55만 달러(약 6억2천만원) 이상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 선수 영입에 관심을 보여온 댄 듀켓 볼티모어 단장은

" 한국에서 손꼽히는 유망주를 데려와 기쁘게 생각한다." 면서

" 김성민은 커브볼을 잘 던지고 제구력도 좋다." 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고교 야구 유망주가 2학년 때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고교 2학년 때 미국에 진출한 대표적인 선수로는

1997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유니폼을 입은 봉중근(현 LG)이 있다.

김성민은 상원고를 중퇴하고 곧장 마이너리그에서 투수 수업을 받을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메이저리그 구단의 한국인 유망주 '입도선매'가 도를 넘었다고 판단하고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강력하게 항의하기로 했다.

양해영 KBO 사무총장은

" 구본능 KBO 총재 이름으로 MLB 사무국에

  무분별한 선수 계약을 자제토록 하는 항의 서한을 곧 발송할 예정." 이라고 밝혔다.

이어

" 시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직접 MLB 사무국을 방문하거나 일본·대만과 공조해

  미국의 패권적인 신인 계약에 맞설 계획도 있다." 고 덧붙였다.

야구규약에 적힌 한·미 선수협정에 따르면

메이저리그가 한국 프로구단의 신인 지명에 앞서 먼저 해당 선수와 계약을 하더라도

KBO가 이를 제재할 방법은 없다.

메이저리그에 대응할 뾰족한 대책은 없지만

한·미 야구의 상생 발전을 위해 이번에는 KBO가 적극적으로 움직이기로 방침을 정했다.

메이저리그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뛰는 '꿈의 무대'라는 이점과 막강한 자본을 앞세워

한국의 고교·대학 유망주를 많이 데려갔다.

지난해까지 미국 구단과 계약한 선수는

1994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 입단한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거 박찬호(현 한화)를 포함해 55명에 달한다.

특히 프로야구 신인 지명 방식이 연고 우선 지명에서 전면 드래프트로 바뀌어

한국 유망주와의 접촉이 쉬워진 2009년부터 4년간 11명을 데려갔다.

과거에 연고 우선지명이 있었을 때는

각 구단이 연고 지역 고교 선수들에게 입김을 행사할 수 있었지만

지역에 상관없이 선수를 뽑는 전면 드래프트가 도입되면서 '보호막'이 사라졌고,

이는 고스란히 메이저리그 구단에 선수를 빼앗기는 결과를 낳았다.

급기야 볼티모어 구단은 김성민을 영입하면서 KBO에 신분 조회 요청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유망주 유출이 심각하다는 여론이 일어

내달 열리는 KBO 이사회에서는 연고 우선 지명제를 부활시키자는 논의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메이저리그는 각 구단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만 16세 이상 되는 선수와 자유롭게 계약할 수 있다고 야구규약에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캐나다와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의 선수들은

'보호' 차원에서 고교 졸업 때까지 계약하지 못하도록 '이중 잣대'를 둬

프로리그를 운영하는 다른 나라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cany9900@yna.co.kr

 

 

 

 

 

          형평성 논란에 절차 무시, 문제 많은 김성민의 볼티모어행

 

                                                                        [매일경제]
2012년 02월 01일(수)

 

 

 


대구 상원고의 왼손 투수 김성민이 미국 메이저리그(MLB)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입단했다.

볼티모어는 1월31일(한국시간) 김성민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계약금, 연봉 등 구체적인 계약조건을 밝히지 않았다.

179cm, 80kg의 체격조건을 지닌 김성원은 지난해 8월 청룡기 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상원고를 우승으로 이끌며 주목을 끌었다. 직구는 시속 140Km대 초반이지만 제구력이 뛰어나며 커브와 서클체인지업이 주무기다. 김성민 영입을 주도한 볼티모어 댄 듀켓 단장도 “훌륭한 커브를 던지고, 제구력이 뛰어나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국내 스카우트들도 김성민의 장점을 높이 평가했다. 이에 3학년 졸업반이 되는 김성민이 올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상위지명을 받는 것은 당연해 보였다. 하지만 볼티모어 입단으로 국내 스카우트들이 신인 드래프트에서 “김성민”을 외칠 일은 없게 됐다.

한국 선수의 메이저리그 진출은 반길 일이다. 하지만 ‘과정’이 잘못됐다. 볼티모어가 재학 중인 김성민을 데려간 건 명백한 ‘사전 접촉’이다. 국내에선 신인 드래프트가 열리기 전까지 드래프트 대상자와 구단 관계자의 접촉이 금지되어 있다. 그리고 해외 팀이 국내 선수를 영입하고자 할 때, 당연히 거쳐야 할 단계인 ‘신분 조회’도 빠트렸다.

국내 한 스카우트는 이번 김성민의 볼티모어행에 대해 강한 불만을 터뜨렸다. 그 관계자는 “김성민의 볼티모어 입단은 명백한 사전접촉이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가 국내 선수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국내 구단과의 입장에서 봤을 때 형평성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성토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입장도 다르지 않다. 볼티모어가 김성민을 영입한 것은 사전접촉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사전에 신분조회 없이 계약을 맺어 한‧미 선수계약 협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한‧미 선수계약 협정은 프로야구 출범 이듬해인 1983년 KBO 총재와 MLB 커미셔너간에 맺어진 협정서다. 1994년 박찬호의 LA다저스 진출 이후 MLB 구단들이 한국 유망주들을 무분별하게 영입하자, 이에 대한 제재 조항이 없어 2001년 7월 협정서를 개정했다.

2003년 5월부터 효력이 발생한 이 개정 협정은 MLB 구단이 프로와 아마를 통틀어 국내 선수를 영입할 시, 반드시 '신분조회' 절차를 밟아야 한다. 그리고 국내 프로 선수가 미국에 진출할 경우, 가장 높은 금액을 제시하는 MLB 구단이 독점 협상을 하는 '포스팅 시스템'을 도입한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

KBO는 한‧미 선수계약 협정 위반을 들어 “MLB 사무국에 볼티모어가 (김성민의)신분조회 없이 접촉한 것에 대해 항의 공문을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말 그대로 항의일 뿐이다. 실질적으로 절차와 규약을 무시한 볼티모어에게 제재를 가할 수는 없다. KBO는 그런 권한이 없다. KBO의 한 관계자는 “구단에 대한 제재는 MLB 사무국 관할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김성민의 볼티모어행은 새로운 논란을 일으켜 만들었다. MLB 구단의 사전 접촉을 막을 방법이 없고 국내 구단과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는 건 당연하다. 그렇다고 한‧미 선수계약 협정 위반을 해도 이를 제재할 수 없어 KBO는 ‘허수아비’에 그칠 뿐이다.

전례가 있으니 추후 이런 일이 벌어져도 국내에선 눈코 뜨고 당할 수 밖에 없다. 하루빨리 이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민기자]

 

                    김성민의 오리올스 입단을 보며

 

                                                                       [야후!스포츠]
2012년 02월 01일(수)

 

 

상원고 좌완 에이스 김성민(17)의 볼티모어 오리올스 입단 계약이 확정됐습니다.
계약금 57만5000 달러를 올해와 내년에 두 번에 나눠서 받고 올해부터 마이너리그에 합류하는 조건입니다.

과거 보스턴 레드삭스 시절 한국 선수에게 큰 관심을 보이며 김선우, 조진호, 송승준, 이상훈 등을 영입했던 댄 두켓 단장이 작년에 오리올스 부사장으로 가세하면서 동양권 선수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졌습니다. 그리고 극동담당 스카우트 국장으로 임명된 레이 포이트빈트씨가 최근 한국을 방문, 김성민 선수를 최종 점검하고 협상 끝에 오리올스 입단이 확정됐습니다.

 

포이트빈트는 "김성민은 몸이 유연하고 공을 던지는 재능이 뛰어나다. 그리고 무엇보다 정신력이 아주 강하다. 메이저리그 수준에서는 결국 정신력이 성패를 좌우한다. 그는 오리올스의 미래이며 스타 투수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에 대한 스카우트의 평가는 '김선우처럼 공격적으로 씩씩하게 던지는데, 더 부드럽고 유연하다.'라는 것입니다.

빌리 와그너를 좋아한다는 김성민은 "미국 야구가 어떤 면에서 선진 야구인지 보고 싶다. 열심히 배우고 최선을 다해서 반드시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서겠다."라고 다부지게 말했습니다. 두켓 부사장의 첫 작품인 만큼 구단에서 많은 신경을 쓰고 키울 것이라는 이점도 있습니다. 다소 성급하게 들리기도 하지만 구단은 김성민이 3년 안에 빅리그의 맛을 보게 될 것이라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말도 나왔습니다.


(최근 볼티모어와 계약한 김성민(사진 좌)과 볼티모어 더블A에서 뛰게되는 최은철ⓒ민기자닷컴)


그런데 김성민의 오리올스 입단을 두고 야구계가 시끄럽습니다.
아직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않은 선수가 MLB 팀과 계약한 것은 지난 1997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계약한 봉중근 이후 처음입니다. 그 후로도 50명 가까운 유망주가 빅리그 팀과 계약했지만 대부분 고고 졸업 후, 혹은 대학 재학 중에 태평양을 건넜습니다.


KBO와 대한야구협회는 한국유망주 입도선매가 지나치다며 강력 항의와 상벌 위원회를 여는 등의 조치를 취할 예정입니다. 국내 야구의 보호 차원에서 당연히 나올 수 있는 반응입니다.

그런데 이번 김성민의 경우를 보면서 몇 가지 짚어볼 문제가 있습니다.

첫째는 고교 재학생의 빅리그 계약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는 점을 MLB 측에 강력히 전달하고 재발 방지내지는 금지 규정 같은 것을 만드는 방안을 모색해야합니다. 현재 매년 열리는 MLB 드래프트에서는 고교 졸업생이나 대학 2년을 마친 선수가 대상입니다. 그런데 외국 선수의 경우는 만 16세가 지나면 계약을 하도록 규정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런 불평등 규정은 반드시 수정돼야 합니다.


KBO의 양해영 사무총장은 "무분별한 국내 선수 계약을 자제하라는 항의 서한을 MLB 사무국에 발송할 것"이라며 "반드시 시정될 수 있도록 일본, 대만과 공조할 의사도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늘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조치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대책을 세우겠다는 것인데 이번에는 실효성 있는 규정이 확실히 자리를 잡기를 바랍니다. 고교생이 미국 팀과 계약을 맺어버리면 사실상 어떤 후속 조치도 취할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적어도 고교 졸업을 한 후에나 계약할 수 있다는 한-미 양측이 합의한 조항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유망주의 미국 진출을 강제로 막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사리에도 맞지 않습니다.
대한야구협회도 1일 상벌위원회를 열고 이번 사태를 논의하는데 영구제명조치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한 관계자는 말했습니다. '이미 프로팀과 계약했으므로 아마 자격을 상실하게 되는데 아직 고3이 남았으니 혹시라도 국내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길이 없어야 하기에 영구제명을 시킨다.'라는 요지입니다. KBO도 미국에 진출한 선수는 국내도 복귀하면 2년간 야구를 할 수 없다는 규정을 만들어 놓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규정은 분명히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야구 선수가 미국에 진출하려는 것은 자신의 미래에 대한 선택입니다. 직업 선택의 자유에 관한 문제입니다. 그리고 형평성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중학생이나 고등학생이 자신의 미래를 위해 조기 유학을 선택한다고 해서 그것을 막는 법은 없습니다. '외국에서 공부를 하고 귀국하면 2년간 취업을 할 수 없다'같은 규정은 상상도 할 수 없습니다.


경우가 조금 차이는 있지만 축구의 박주영은 고교 때 브라질 축구 유학을 다녀왔고 기성용은 호주 고등학교에 편입해 축구를 하며 영어를 배웠습니다. 동북고를 중퇴하고 독일로 간 손흥민은 만약 귀국하면 FC 서울에서 뛰게 돼있습니다. 어려서 외국에 진출한 선수의 영구제명, 혹은 2년간 취업 금지 등의 규정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런데 야구만 이런 규정을 만들고 선수를 징계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런 규정은 '개인경제로서의 소득활동을 자기가 원하는 바에 따라 자유로이 선택할 수 있는 자유(헌법 제15조)'를 해치는 위헌 조항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유망주가 메이저리그 팀과 계약하는 것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지만 이런 상황을 돕기 위한 두 가지 방안은 있습니다.


그 하나는 선수와 부모가 현실을 알고 현명하게 판단할 수 있는 계몽이 필요합니다. 거의 60명에 가까운 우리 유망주들이 메이저리그 팀과 계약을 했지만 그들이 얼마나 힘들게 생활하고 야구를 하며, 그리고 또 성공 가능성이 얼마나 희박한지를 인식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양해영 사무총장은 "과거에 관련 소책자를 만들어 학생과 부모에게 배포하기도 했다. 조금 더 적극적인 방법도 모색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현실을 정확히 보고 판단할 수 있는 바탕을 제공하는 것이 야구계에서 할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의 결정에 관여하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선수에게 유리하고 올바른 결정을 내리도록 돕는 것입니다. 모든 어려움과 위험을 알고도 그것을 감수하고 떠나겠다는 결정까지 막을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더 중요한, 그러나 이루어지지 않는 현실적인 방안이 있습니다.
근래 들어 유망주의 미국 진출이 눈에 띄게 많아진 것은 국내 프로야구의 제도 변화와 큰 관련이 있습니다. 프로야구의 연고 우선 지명이 전면 드래프트로 변경된 것이 지난 2009년이었고 그 후에만 11명의 유망주가 MLB 팀과 계약했습니다. 신진호, 김동엽, 최지만, 김선기, 남태혁, 김진영, 야탑고 김성민 등이 그 후에 미국으로 진출한 선숩니다.


현실적으로 5억 원 이상 되던 프로야구 특급 신인의 몸값도 그 후 절반 정도로 떨어졌습니다. 또한 연고지명을 하지 못하니 구단에서도 지역의 고교 스타를 따로 관리할 이유가 없어졌습니다. 그러다보니 빅리그 팀에서 50~60만 달러, 혹은 그 이하의 계약금을 내세우면서 유망주를 데려가고 있습니다. 예전에 한국 특급 유망주의 몸값은 모두 100만 달러를 훌쩍 넘었습니다.

그렇다면 다시 지역연고제로 바꾸면 되지 않느냐는 아주 간단한 해법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안 되고 있습니다. 구단 간의 이해관계가 엇갈리기 때문입니다. 연고 우선지명제도를 선호하는 팀과 반대하는 팀이 팽팽히 갈리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구단 이기주의 때문에 더 큰 것, 즉 프로야구의 근간이 될 수 있는 유망주를 맥없이 빼앗기고 있는 셈입니다.

'KBO나 야구협회에서 가지 말라고만 하지 보장해 주는 것이 뭐가 있느냐. 만약 프로 드래프트를 기다리다가 혹사 등으로 다치기라도 하면 아무 것도 없다. 그러느니 계약금도 받고 또 큰 무대에 도전할 수 있는 미국 진출을 선택하는 것이 현실적이다.'라는 한 선수 부모의 말은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김성민은 이제 오리올스와 계약으로 그 팀의 선수가 됐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당혹스러워하고 또 그간 키워주신 상원고 박영진 감독에게 누를 끼친 것 같아 인사도 제대로 못 드리고 떠나겠다며 속상해했습니다.

 

인생의 큰 도전을 위해 떠나는 마당에 이렇게 마음의 짐을 지고 간다는 것은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큰 축복 속에 떠나도 힘겨운 도전인데 말입니다. 이제 이 소년이 할 수 있는 일은 온 마음과 힘을 다해 열심히 노력해서 메이저리그의 좋은 투수가 되는 것입니다. 이 어린 투수가 현재의 제도를 바꿀 수 있는 일은 하나도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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